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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車 불모지’ 인도서 28년 만에 국민기업 등극·증시 입성까지…‘두 토끼’ 잡은 비결은? [헬로 인디아]
현대차, 1996년 인도 법인 설립 첫발
2023년 기준 누적 투자 규모 55억달러
현지 맞춤 전략 성공…2025년 인도서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생산·부품 현지화, 전동화 전환도 가속
“현대차 인도법인, 인도의 일부” 정의선 회장, 사회적 책임 강화 주목
장재훈(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 등이 22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증시 상장을 기념하는 타종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뭄바이)=서재근 기자] “10, 9, 8, 7, 6, 5, 4, 3, 2, 1!”

지난 1996년 자동차의 불모지였던 인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이 22일(현지시간) 마침내 28년 만에 인도 증시 시장 진입을 알리는 타종을 울렸다.

현대차는 1990년대 당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인도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사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업계는 ‘인도 국민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해 온 현대차의 뚝심 있는 투자를 꼽는다.

▶ ‘SUV 명가(名家)’로 거듭난 현대차, 쉼표 없는 투자=현대차는 인도 완성차 시장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두 번째(매출·판매 기준)로 큰 완성차 업체로 자리매김하기까지 28년 동안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인도 법인 설립 이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완성차 조립 1공장을 건설한 현대차는 1998년 이곳에서 첫 모델로 경차 아토스를 개조한 쌍트로 양산을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차는 이후 상품 라인업 확장을 추진함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우위를 바탕으로 증가하는 수출 수요에도 대응하기 위해 3억8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2공장을 건설, 2007년부터 가동에 돌입했다.

2015년에는 네모난 디자인의 소위 ‘지프차’만 일부 존재하던 인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 세련된 디자인에 성능과 신기술을 갖춘 도심형 SUV 크레타를 출시, 세단 중심이었던 인도 시장에서 ‘SUV 돌풍’을 일으켰다.

1996년 현대차 인도 제1공장 기공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08년 2공장 준공식, 2021년 1000만대 누적 생산 기념식, 2024년 3공장 투자 발표, 2023년 전기차 생태계 중장기 투자 발표, 2021년 구르그람 신사옥 준공식. [현대차 제공]

이어 베뉴와 알카자르 등 라인업 확대에 나서며 입지를 다진 현대차는 7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난해부터 SUV 생산능력을 연 5만4000대 추가 확보, 인도공장 총 생산능력을 연 82만4000대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오는 2025년까지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공장을 인수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인도공장 누적 투자 규모는 무려 55억달러에 달한다.

HMIL은 인도의 지속적인 자동차 수요 성장 및 신흥국가 수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푸네 공장을 첨단 생산 기지로 재탄생시켜, 오는 2025년까지 인도 시장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현대차는 현지 인센티브 수혜 조건을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대내외 관련 부문은 물론 인도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현지화 한 EV(전기차) 모델 출시를 위해 배터리팩 조립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를 활용해 내년 초 브랜드 첫 현지화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크레타 EV를 양산하고, 오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해 내연기관 차량에 이어서 EV 라인업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도 48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차량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인도 법인, 인도의 일부”…현대차, 성장사 핵심 키워드 ‘현지화’ = HMIL 관계자들은 “우리는 외국계 회사이지만, 현지에서는 ‘인도의 현대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부품부터 고용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현지화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HMIL은 지난 2013년부터 TF(태스크포스)팀을 조직하고, 부품 현지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후 2020년에는 현대차 해외법인 중 처음으로 구매실 내 현지화 업무만 전담하는 팀을 꾸렸다. 아울러 SIAM(인도 자동차 공업 협회), ACMA(인도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협회)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도 현지사 정보를 취득·발굴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4년간 약 1300개 부품을 수입 체계에서 현지 소싱으로 전환했고, 현지화 진행을 통해 신규로 50곳 이상의 협력사와 거래를 시작했다.

현지 채용도 활발하다. 현재 HMIL의 직접적 고용 규모는 9500여명 수준이며, 그룹사와 협력사, 딜러 등의 간접적 고용 효과까지 더하면 25만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인도 정부의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에 맞춰 앞서 지난 2월 열린 ‘바랏 모빌리티 엑스포 2024’에서 전시 부스 내 현지화 존을 꾸려 부품 현지화 현황을 소개한 데 이어 3월에는 정부 관계자들을 HMIL로 초청, 현지화 노력을 전달했다.

숲조성 사업, 쓰레기 재활용, 수자원 보호 등 현대차가 인도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현대차 제공]

▶ 현대차, 사회공헌 확대…인도의 ‘찐’ 국민기업 자리매김 = 인도에서 높아진 위상 만큼 현대차의 사회공헌 활동 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특히 ‘사회적 책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 직원들과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인도 국민들과 함께하는 현대차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로 사람과 사람을 안전하게 연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인도의 다양한 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인도 지역 사회공헌은 크게 ▷친환경 활동 ▷모빌리티 선도·교통안전 활동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활동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쓰레기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활동을 통해 연간 1만8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2600톤의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아울러 이동식 진료소를 운영해 소외지역 1만8000명에게 의료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동식 도서관 및 과학 교실을 운영해 1만6000명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고 있다. 여기에 농촌·여성의 자립 활동을 위한 생계 기술 교육과 청년 직업학교를 지원하고, 인도 전국에서 젊은 아티스트들의 창작 활동과 전시·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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