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는 녹지네트워크로, 역사부지는 종합시설로
31조 상부개발이익으로 25조 사업비 충당 가능 판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기찻길이 모두 지하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 ‘연트럴파크’와 같은 녹지공간이 들어선다. 역사부지는 업무와 상업, 문화시설 등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23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오는 25일 국토교통부에 철도지하화 선도사업지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화 대상지는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등 총 67.6㎞로 총 39개 역사가 포함된다.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다.
시는 복잡한 철도망과 지상~지하 연결 가능 여부 등 면밀한 기술적 검토를 통해 지하화가 실현 가능한 구간을 최종 선정했다.
현재 영등포역 일대 모습(위)과 철도 지하화 후 달라질 예상 모습 [서울시 제공] |
시는 철도지하화로 생기는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우선 철도를 걷어낸 선형의 선로부지(122만㎡)에는 대규모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해 녹지가 시민의 일상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과거 경의선 지하화 이후 조성된 연트럴파크(3만4200㎡)의 4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171.5만㎡ 규모의 상부공간(역사부지)는 중심지 개발잠재력을 활용, 매각을 전제로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시는 역사부지 사업성 확보를 위해 주변 여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적 지원방안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철도지하화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은 자체적으로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기술적 검토를 토대로 시가 산출한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원이다.
개발구상에 따른 상부공간 전체 개발이익은 31조원에 달한다. 경부선 구간 약 22조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1000억원이다.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비율이 121%에 달해 별도의 예산이 필요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서울역·용산역 등 도심 내 대형 역사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그간 지상철도로 소외되고 낙후됐던 서남권, 동북권 지역 발전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도시 균혈발전이란 큰 의미가 있다고 시는 강조했다.
과거 철도는 도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반시설이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 등 오히려 도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철도가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과 동북권을 관통하는 탓에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지하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시 제공] |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2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도시발전을 위한 장기 과제로 철도 지하화를 담는 등 지상철도 지하화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왔다.
이어 정부가 올해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지하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특별법에 따르면 국토부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어 지자체가 노선별 기본계획을 세우면 사업시행자가 개별로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국토부는 조속히 철도지하화가 실현되도록 오는 25일 지자체 제안을 받아 올해 안에 선도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국토부 종합계획 수립 전 지자체가 기본계획에 착수할 수 있어 1년 정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시는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국토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철도지하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철도 지하화 이후 바뀔 신촌역 일대 예상도 [서울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