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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살뺀다고 1년에 천만원짜리 약을 먹어야 할까?”
최근 국내에서도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위고비는 월 80만원 1년에 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부담이다. 특히 요요현상이 있기 때문에, 한번 복용하면 끊을 수 없다. 평생 돈을 써야 하는 셈이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하더라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비만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김치만 매일 60g정도 먹어도 체지방량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체지방을 줄여주고 장내 유익균을 늘려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다. 그동안 맵고 짠 김치가 비만을 부르는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범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해를 사고 있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세포·동물실험에 이르는 ‘전임상시험’부터 대규모 코호트 자료 기반 영양역학 분석을 거쳐 최근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마쳤다.
김치의 건강기능성에 관한 신뢰도 높은 연구결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의 복잡한 반응에 관한 해석과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었다. 지금까지 ‘김치의 항비만 효과’ 검증 연구는 세포 및 동물실험, 영양역학 분석을 통해 진행됐지만,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치.[게티이미지뱅크] |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 홍성욱 박사 연구팀은 부산대학교병원 신명준 교수팀과 협력해 BMI(체질량지수) 23~30 kg/m2의 과체중 이상 성인남녀 55명을 대상으로 인체측정, 혈액 바이오마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조사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들은 배추김치(2주 동안 4℃에서 발효)를 동결건조해 김치분말 제형으로 만든 캡슐을 하루에 끼니 당 3캡슐씩(1일 김치 섭취량 60g 기준) 3개월 동안 섭취했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체지방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 2.6% 감소했고, 반대로 김치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은 4.7% 증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임상시험 대상자들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 김치 섭취 후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가 증가했으며, 비만과 관련된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의 개체수는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실험 모습.[세계김치연구소 제공] |
이로써 김치의 체지방 감소 인체적용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김치를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하여 비만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최종 결론을 얻게 됐다.
홍성욱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장은 “기존 세포·동물 수준의 연구에 임상시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새로운 연구방법을 접목해 김치의 항비만 효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등을 통해 김치의 장건강 개선 및 면역증진 효과를 밝혀냄으로써 김치가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