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공연계도 암표 ‘골머리’…“사전공지 없이 대응”
가수 임영웅 측은 지난해 11월 공연 입장권 암표가 성행하는 것과 관련해 “불법 거래로 간주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공지 없이 바로 취소시키고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고기뮤직]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제19회 부산 불꽃축제 개막을 열흘 가량 앞두고 웃돈을 붙인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9일 중고품 거래와 관련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산불꽃축제’를 검색해보면 웃돈을 붙인 티켓 매물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축제 주최자인 부산시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공식사이트를 통해 10만원에 판매한 R석이 20만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올라와 있다.
암표 중 일부는 이미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숙소 예약을 하는 앱에서는 다음달 10일인 불꽃축제 당일 숙박료가 대폭 뛴 것을 볼 수 있다.
이날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 공유숙박업소 시세는 40만원에서 많게는 90만원까지 판매 됐다. 불꽃축제가 아닌 기존 주말에는 숙박료가 하루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숙박료를 96만원으로 책정한 한 공유숙박업소의 경우도 평소 주말은 20만원 후반대 숙박료를 받고 있어 3배 넘게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제19회 부산 불꽃축제를 앞두고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 공유숙박업소 시세는 40만원에서 많게는 90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숙박업소 앱 캡처] |
공연이나 행사와 관련해 암표 거래 문제가 제기된 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한국시리즈에서 31년 만에 맞붙은 삼성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의 경기에 맞춰 암표 거래가 극성을 부렸다.
지난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인터파크 티켓’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입장권 예매에는 약 20만 명이 몰리며 수 분만에 매진됐다. 이후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이같은 입장권은 정가의 3~6배 가격에도 거래됐다.
공연계 또한 암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수 임영웅 측은 공연 티켓이 오픈 1분 만에 매진된 후 암표가 성행하자 “불법 거래로 간주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공지 없이 바로 취소시키고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수 싸이는 지난 6월 자신의 ‘흠뻑쇼’ 암표 문제가 불거지자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플미(프리미엄), 되팔이, 리셀러(되파는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해 주시면 취소 수수료 발생 전날(공연일 11일 전)에 반드시 취소 표를 내놓겠다”며 “부디 이 방법으로 제값에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신설된 공연법 제4조의2항(입장권등의 부정판매 금지 등)은 매크로를 사용해 예매한 입장권·관람권 등에 웃돈을 주고 부정 판매·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위반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흥행장(공연장), 경기장, 역, 나루터 등지에서 웃돈을 받고 티켓을 되파는 경우’로만 암표 매매를 규정한 기존 경범죄처벌법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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