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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세계 1위 수소기업’의 꿈…27년 전, 손때 묻은 노트에서 시작됐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수소 헤리티지’ 전시장 르포
현대차 27년, 수소전기차 개발 역사 공개
정몽구 명예회장 뚝심, 연구원들의 열정 등 눈길
김덕환 현대차 연구원의 수소전기차 연구일지. [고양=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고양)=김성우 기자] #. “미국 대륙횡단동안 경쟁 차량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서 모든 사람들이 타고 싶은 차를 만들겠습니다.” (현대차 연구팀의 2008년 8월 29일 하이드로젠 로드투어 '08 참가 결과)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세계에 영향을 끼칠 때였다. 미래 에너지원의 하나로 지목되던 수소전동화 자동차에서 많은 완성차업체가 손을 떼기 시작했다. 뚝심을 갖고 사업을 밀어붙였던 현대자동차는 수소 연구원들을 미국에서 하는 ‘하이드로젠 로드 투어’에 파견하는 등 더욱 힘을 실어줬다.

1998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혜안에서 시작돼, 세계 최정상급으로 성장한 현대자동차그룹 수소사업의 오늘이 있게한 한 순간이다.

현대자동차는 31일 내년도 상반기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성과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넥쏘의 후속차량으로 유력하다. 출시 후 제품명도 넥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의 새 수소전기차 콘셉트. [현대차 제공]

이에 현대차가 내달 1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수소 헤리티지 전시’ 공간을 이날 방문했다. 현대차는 앞서 1998년부터 시작한 수소전기차 연구개발 27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우선 수소전기차 개발의 첫 결과물인 수소시험차 2대와 투싼ix Fuel Cell, 넥쏘 등 역대 수소전기차 4대가 전시됐다. 또한 개발 당시의 사진, 보고서, 도면 등을 함께 공개하면서 수소전기차 개발에 오랜 기간 매진해 온 현대차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전시장을 안내하는 현대차 직원은 “2000년대 중반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경쟁사들이 수소전기차 연구의 지속성을 고민할 때, 현대차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각오로 사업에 더 박차를 가했다”면서 “그때 현대차는 세계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계획을 세우면서 오늘날 1등 수소차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우선 눈길을 끈 점은 현대차 연구원들이 사측에 제공한 다양한 연구 관련 자료였다.

‘새로운 material(물질)이 나오기 전까지는 운전 온도를 높이는 것이 어려움’(1998년 김덕환 연구원의 연료전지 개발 일지), ‘H2O(물)을 H2(수소)와 O2(산소)로 분해하기 위해서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질이 필요하다. 에너지 준위(수준 혹은 레벨)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윤성곤 현대차 연구원의 개발일지)

현대차 연구원들의 실제 수소전기차 연구자료. [고양=김성우 기자]
현대차 연구원들이 2008년 하이드로벤 로드투어에 참가하고 낸 보고서. [고양=김성우 기자]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역사전시관 전경 [현대차 제공]

파란색과 검은색 볼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 쓴 글씨에는 여러번 내용을 확인한 듯, 빨간볼펜으로 친 줄과 추가적인 메모도 남아 있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실제 현대차 연구원들이 고심했던 흔적이 남은 자료들”이라면서 “밤낮안가리고 기술개발에 쏟은 열정이 고스란히 남은 사료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현장에는 현대차가 독자개발을 통해 완성한 다양한 수소전기차 관련 부품들도, 현대차가 수상한 상패들도 함께 전시됐다. 실제 투싼 ix Fuell cell에 탑재되는 스택, 국산기술 98%로 제작돼 넥쏘에 탑재된 수소탱크, 넥쏘에 탐배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앞에는 부품 근처에서는 관객들의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소리가 꾸준히 터져나왔다.

현대차는 이날 앞으로 수소전략에 대한 구상을 담은 브랜드 ‘HTWO’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Grid' 비전도 현장에서 함께 전시했다. 더욱 친환경성이 높은 청정수소를 만드는 과정을 전시하는 디스플레이를 비치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과 다양한 과정을 거쳐 실제 수소를 정제해 내기까지 과정을 선보인 것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고양=김성우 기자]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친환경차 케즘(일시적 수요정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분명히 끝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수소차도 전기차와함께 친환경차 시장에서 중심이 돼가는 만큼, 탄소중립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수소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게 오늘 자리의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정 명예회장께서 시작하신 수소산업은 지난 27년간 정 명예회장의 올곧은 신념을 통해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현대차는 앞으로 (모빌리티만이 아닌)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오는 11월 개최되는 ‘광저우 모터쇼’, ‘LA 오토쇼’ 등 글로벌 시장에도 차례로 이니시움을 공개하며 수소 사회를 가속화할 신형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을 더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마련한 전시장 현장 모습. 투싼ix Fuel Cell(왼쪽)과 넥쏘가 전시돼 있다. [고양=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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