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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되든 중국 견제 강화...“한국 경제 하방 리스크”
25개월만에 최대치 대중 수출에 악영향
역대급 대미 흑자에 무역 압박 가능성도
“한미 동반자 관계 강조하는 것이 최우선”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자가 되든 대(對)중국 견제 강화로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누가 승자가 되든 대(對)중국 견제 강화로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과 주요 연구 기관은 이번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의 통상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업종별 영향 전망과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 품목 1·2위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0.9% 늘어난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133억달러)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다.

양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도 10월 중 최대실적인 104억달러를 나타냈다. 대(對)미 수출은 15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은 한국 수출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월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 등으로 점차 낮아져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평균 수출액(-0.2%)은 지난해 9월이후 13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로 집계하면서 순수출이 -0.8%포인트를 기록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고 밝힌 것도 이런 우려를 더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진영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양 진영은 대중국 전략과 통상 정책 기본 철학에서 선명한 차이점을 보여 대선 결과에 따라 큰 폭의 정책 변화가 예고됐다.해리스 후보가 몸담은 바이든 행정부는 ‘가드레일’을 통한 중국과의 ‘경쟁 관리·충돌 방지’ 기조를 중시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전반적 관세 인상을 통한 무역적자 해소, 친환경 정책 대폭 축소를 예고해 재집권 시 미국의 통상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게 된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무역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하는 점이다. 그는 중국산에는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 명단에서 한국의 순위가 오른 점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23년 444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1∼9월도 399억달러로 연간 기준으로 또 최대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미국 정부 통계로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주요 적자국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무역 적자국이었다가 올해 1∼8월 기준 8위까지 올라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존재하지만 ‘트럼프 2’기 땐 이를 우회, 한국에도 보편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나아가 미국 정부가 한미 FTA 개정이나 재협상 요구를 하고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령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중국산 IT 품목에 고율 관세를 매겨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 등 글로벌 기업에 영향을 주면 중국 현지로 중간재를 대거 공급하는 우리의 수출에도 곧바로 타격을 주게 된다.

또 우리나라는 대미 무역 중 자동차 부문에서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60% 이상을 내고 있다. 자동차는 반도체에 이은 한국의 2위 대미 수출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 수입이 많은 일자리가 관련된 자국 자동차 산업을 무너뜨린다고 보기 때문에 특히 자동차 수입에 특히 적대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종료하겠다”며 전기차 지원 축소 계획도 밝혔다. 이는 미국 첨단 제조업 부활 방침에 부응해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차전지 업계에 큰 불확실성을 드리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집권 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문제 삼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일방적 돈벌이’가 아니라는 여론을 형성해 미국 조야를 설득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동맹은 군사·정치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 측면까지 공고해지고 있다”며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측면도 있어 한미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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