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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시애틀…주말 사이 美 전역서 ‘트럼프 반대’ 시위”
英·美 매체들 보도…뉴욕 트럼프타워 등서 “물러서지 않겠다” 행진
“2016년보다는 규모 작아”…진보 단체들 “8년전처럼 무방비 아냐”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반대 시위 [EPA]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이번 대선 결과에 반발한 시민 수천 명이 주말 사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와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선 이후 맞이한 첫 주말 뉴욕부터 시애틀, 워싱턴DC, 포틀랜드, 피츠버그 등 미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자 추방 정책에 반대하고 낙태권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9일 뉴욕에서는 노동자와 이민자 인권을 옹호하는 시민단체들이 트럼프 당선인 소유의 트럼프 타워 앞에서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우리는 여기에 있고 우리는 떠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쳤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열린 대규모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시민 단체인 '위민스 마치(여성 행진)'도 같은 날 워싱턴DC에 위치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건물 재단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내게 선택권이 없는데 나의 자유는 어디 있느냐"고 적힌 팻말을 들고 트럼프 당선인의 낙태권 제한 움직임에 항의했다.

인근 도시 시애틀에서는 유명 관광지인 스페이스 니들 전망대에서 시위대 인파가 모여 트럼프 당선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등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8일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청 앞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열렸다.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도 시위대 수십명이 모여 낙태권 지지 구호인 "나의 몸, 나의 선택"을 외쳤다.

다만 이번에 미국 전역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시위는 처음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충격이 미국을 덮쳤던 2016년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았다고 미 NBC 뉴스는 짚었다.

N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에 반대하는 진보 단체들은 8년 전과는 또 달라진 환경에서 등장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정치력을 키우는 등 진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2017년 대규모 트럼프 반대 시위를 벌인 시민 단체 여성 행진 측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반(反) 트럼프' 운동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제 길거리 시위를 조직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정책적 목소리를 내는 정치적 집단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행진의 레이철 올리리 카모나 사무총장은 NBC와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반트럼프 운동이 "더 오래되고 성숙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면서 "2016년은 자발적 참가자들이 중심이 된 여론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그 순간을 넘어섰다. 이제 단지 우리가 보여지도록 하는 것을 넘어서 힘을 키우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조직된 여성 행진은 그 후로 온라인 허위 정보에 대응하고 학자금 대출, 유급 휴가 정책 등 사회 전반의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모나 총장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정치적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2016년과 달리 이제는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들과도 연줄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 정당인 '노동 가족 정당'의 전국 대표인 모리스 미첼은 2016년에는 진보 세력이 극우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당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뒀다"면서 더 이상 "우리는 무방비 상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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