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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人의 ‘소녀시대’ 여군의장대
여성의 섬세함에 군인 패기까지 겸비, 세계유일 소수정예부대…주요 의전행사때마다 현란한 동작으로 이목 집중
올해로 창설 23년

의전행사만 연 150회

대한민국 홍보 전도사


165㎝ 이상·62㎏이하 등

까다로운 신체조건은 필수

외모에 걸맞은 소양 갖춰야


M-16 소총 던져올리며

하루 6시간 맹훈련

손가락 등 부상도 부지기수


유격 등 전투부대 훈련병행

軍 본연 임무에도 충실

‘편한 보직’ 편견엔 상처

매년 4~6월과 10~11월이면 금요일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정례의장행사에서 시민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존재가 있다.

흰색 부츠, 흰색 미니스커트에 빨간 베레모를 쓴 복장에 먼저 시선이 가지만 곧 현란한 손동작으로 총을 던지거나 돌리는 절도있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바로 ‘국군의 소녀시대’로까지 불리는 세계 유일의 여군의장대다. 의장대를 흔히 ‘군대의 꽃’이라고들 부르는데 그렇다면 여군의장대는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에 군인의 패기가 더해진 특급여전사들이다.

여군의장대는 봄철 및 가을철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 청와대 앞 분수광장과 국립서울현충원에서도 화려하게 등장해 총던지기, 깃발 흔들기 등의 동작을 절도 있게 해 시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지난 1989년 7월 1일 여군의장대가 창설된 후 20여년간 대통령 이ㆍ취임식, 국빈 환영행사, 국군의 날 행사 등 정부 및 군의 의전행사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지금까지 총 3000회가 넘는 대외행사를 치르면서 대한민국 국군을 상징하는 새로운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년에 줄잡아 150차례씩 대외행사를 수행한 셈이다.

13인의 여군 의장대. 국군 내 ‘소녀시대’로 통한다. 각종 군 관련 행사는 물론 외국 귀빈들 방문시에도 국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군의장대는 앞장서 이들 손님들을 맞이한다. 7000여명의 여군 중 오로지 13명만이 화려한 여군 소녀시대로 변할 수 있어 소수 정예 특수부대보다 경쟁률이 치열하다.                                                                                                               [헤럴드경제DB]

여군의장대는 한국을 찾는 외국 귀빈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고 환송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군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또 청와대 앞 분수광장이나 전쟁기념관, 국립현충원 등지에서 해마다 정례의장행사를 펼쳐 민ㆍ군 화합과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증진에 기여함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우리나라를 널리 홍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대한민국의 홍보 전도사이기도 하다.

국방부 근무지원단 의장대대 소속인 여군의장대는 현재 중사 4명과 하사 9명 등 총 13명의 소수정예로 구성돼 있다.

7000여명의 여군 가운데 단 열세 명뿐인 만큼 선발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기로 정평 나 있다. 여군의장대원 개개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군의 얼굴인 만큼 이름에 걸맞은 품행과 내적ㆍ외적인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건강한 사고와 단정한 용모도 필수다.

통상 부사관 교육생 시절 선발하는데 신체조건도 중요한 고려요소다. 키 165~173㎝, 몸무게 50~62㎏, 신체등급 2급 이상이어야 한다.

힘든 훈련을 소화할 강인한 체력 역시 필수요소다. 매일 6시간의 맹훈련에 한 달에 7켤레의 장갑이 헤질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진다.

악조건에서도 절도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늘 체력을 단련해 준비해야 한다. M-16 소총을 자유자재로 돌리기 위한 반복 훈련에 무거운 총을 내려놓을 틈도 없다.

정면을 응시한 채 총을 돌리고 공중에 던져 올린 총을 받다보면, 손목 부상도 잦다. 눈은 총이 아닌 정면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감(感)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1년 이상 해야 ‘각’이 제대로 나온다고 한다.

여군의장대 3년차인 신화문(24) 하사는 “맨처음 기본교육 3개월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처음에 총 돌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 던지기를 배우다 이마에 총을 맞아 혹이 난 적도 있고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국방일보]

이처럼 훈련이 힘들지만 여군의장대를 지원하는 여군부사관 후보생의 경쟁률은 매번 10대 1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근들어 갈수록 높아져 현재 근무 중인 여군의장대원들은 무려 36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최정예들이다.

7년차 고참인 김나영(29) 중사는 “국가급 행사 및 국빈행사 등 각종 의장행사를 위해 혹한기, 혹서기 할 것 없이 자부심을 갖고 훈련하고 군 본연의 훈련에도 참여하는데 여군의장대의 겉모습만 보고 ‘편하다’고 말하는 것은 여군의장대에는 무척이나 상처가 되는 말”이라며 “그런 말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하사는 “의장대의 고유한 행사 임무뿐 아니라 청사방호훈련, 유격 등 전투부대의 교육훈련도 병행하고 있어 군복과 행사복을 모두 입으며 두 가지 모습을 넘나드는 것이 여군의장대”라며 “이 때문에 오히려 배로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두 배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임무가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 김 중사는 지난 2007년 한ㆍ터키 수교 50주년을 맞아 군악대와 함께 터키에 가서 국가의 의전행사를 지원을 한 적이 있는데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군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김 중사는 여군의장대를 꿈꾸는 후임들에게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국가관이 투철한 여군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며 “단지 여군의장대의 외면만 보고 지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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