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취임식과 동시에 국가원수로서 국제외교무대에도 공식 데뷔했다.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외교사절단은 상주대사 102명과 비상주대상 등 주한 외교사절 145명, 그리고 각국 정부 고위 대표 22명 등 300여명에 이른다. 박 대통령은 이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사절단 및 각국의 정상급 인사 20여명과 25, 26일 양일간 연쇄 접견을 갖는다.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4강 외교사절단과의 만남이다.

미국은 장관급인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특사단을 파견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최측근으로,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012년 뽑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좌우하는 민주당 실세 50인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과 성김 주한 미대사,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등도 특사단에 포함됐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에는 현직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중국은 여성으로서 가장 고위직인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이 대표다. 류 위원은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유력인사다. 구이런 교육부장, 장 샤오지안 국무원 부비서장, 추이 톈카이 외교부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당선인 신분일 때 유일한 특사 파견지로 중국을 선택하고 김무성 전 의원을 대표로 하는 특사단을 파견해 대중 외교에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일본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이은 내각 서열 2인자인 아소 부총리는 일본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일본 정계의 거목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등은 특별초청인사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로 한일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이번 취임식 한일외교도 냉랭한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정부 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일본에게 역사를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빅토르 이샤예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을 특사로 보냈다. 빅토르 부총리는 한·러 경제공동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을 기울이는 극동지역 개발을 전담하는 인물이다.

박 대통령은 4강 사절단 외에도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 등 정상급 인사를 만날 예정이다. 태국은 대규모 강정비 사업을 발주해 놓고 있어 박 대통령이 ‘비즈니스 외교’에서도 수완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한편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가운데 여성 외빈들의 참석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각국 고위정부대표들 중 여성 외빈은 류옌둥 중국 국무위원과 잉락 태국 총리를 비롯해 브라이스 호주 총독, 에스피노사 페루 부통령, 응예 티 조안 베트남 부주석, 바첼렛 유엔 여성기구 총재, 보란츠오 가봉 헌법재판소장, 피오라소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장관, 다쉬티 쿠웨이트 기획개발부장관 등 9명이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