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00년 남북의 합의로 시작된 개성공단이 가동 9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여러 차례의 위기에도 육로 통행 차단과 인원제한 조치가 반복됐지만 폐쇄의 위기에 직면한 것은 처음이다.

개성공단은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직후인 2000년 8월 현대아산이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와 ‘공업지구 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개성시 일대 총 65.7㎢(2000만평)의 부지를 3단계에 걸쳐 개발하는 사업으로 2003년 6월 착공됐다.

개성공단은 꾸준히 규모를 키워왔다. 올해 1월까지 한국 기업 123개가 입주, 2004년 12월 첫 생산품을 출하한 이후 누적 생산액 20억1703만달러를 기록했다. 5만3000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임금은 연간 9000만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성공단의 시련이 시작된 것은 이명박정부 초반인 2008년 3월. 북한은 “북핵 해결없이 개성공단 확대없다”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 발언을 문제삼아 공단 내 남북경협사무소 남측 당국자들을 강제철수시켰다. 이어 대북전단살포로 남북이 경색국면에 돌입하자 개성공단 상주 체류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하고 통행시간대와 통행허용 인원을 축소하는 ‘12.1 조치’를 시행한다.

이듬해 3월에는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 3차례에 걸쳐 육로통행을 차단하고 현대 아산 직원을 체제비난 혐의로 136일 간 억류하기도 했다.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방북, 개성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에 합의하면서 12.1 조치가 해제돼 개성공단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이명박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투자를 금지하는 ‘5.24 조치’를 발표하면서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대해 북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북협력 교류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해 긴장감을 높였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이 총 16만 달러의 과세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출입경 채널로 사용된 남북한 군 통신선을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일 북측으로의 출경을 제한했고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가동 점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9년 만에 잠정 폐쇄의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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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6.30=개성공단 1단계 건설 착공식

▷ 2004.12.15=개성공단 첫 제품 생산

▷ 2006.11.21=북한근로자 1만명 고용 돌파

▷ 2007.1.30=총생산액 1억달러 달성

▷ 2008.6.24=北서해지구 군사실무 책임자, ‘공단→남측’ 인력·물자의 통행시간 제한 통보

▷ 2008.10. 2=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 대표단,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대북전단 살포로 개성공단 사업 등에 부정적 영향’ 경고

▷ 2008.11.24=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12월 1일자로 개성관광 전면차단과 개성공단·금강산관광지구의 남한 당국관련 기관·기업 상주 인원과 차량 선별 추방 입장 통보

▷ 2008.12.1=北, 개성공단 상주 체류 인원 880명으로 제한하고 남북통행 시간대와 통행허용 인원 축소 등 ‘12·1 조치’ 시행

▷ 2009.3.9∼20=北,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 3차례 육로통행 차단

▷ 2009.3.30=北, 개성공단 현대아산 유성진씨 ‘탈북책동·체제비난’ 등 혐의로 조사 개시

▷ 2009.8.1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으로 현대아산 유성진씨 억류 136일 만에 석방

▷ 2009.8.17=현정은 회장, 7박8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환. 북측과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등 5개항의 교류사업 합의

▷ 2010.5.24=정부, 천안함 관련 5·24조치 발표로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 2010.5.27=北 인민군 총참모부, 남북협력교류 관련 군사적 보장조치 전면 철회 발표

▷ 2010.11.24=정부, 연평도 포격사건에 따라 개성공단 방북 일시 금지

▷ 2012.10.=北, 개성공단 8개사에 총 16만 달러 과세 일방부과

▷ 2013.3.27=北, 개성공단 입출경 채널로 사용된 남북간 군 통신선 차단

▷ 2013.4.3=北, 개성공단 통행 차단…남측으로의 귀환만 허용

▷ 2013.4.8=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개성공단 방문 후 담화 통해 “개성공단 가동 잠정 중단하고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