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처만 남긴 실무회담, 개성공단 폐쇄 수순만 남았나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남북 양측은 6차례에 걸쳐 회담을 열고 합의문 초안과 수정안을 서로 주고 받으며 개성공단 국제화, 발전적 정상화 등을 논의했지만 결국 재발방지 대책의 주체와 방식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개성공단 완전 폐쇄 수순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우리 대표단은 “더이상 무의미한 회담을 이어가는 것보다각자 돌아가서 본국과 협의하고 판문점 채널을 통해 차기 회담 일정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그렇다면 이는 사실상 남측이 ‘회담 결렬’을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실무회담은 파국을 맞았다.

남북회담이 굴곡을 겪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우리 대표단과 협의 없이 기자실을 방문, 그동안 자신들이 제시한 합의문 초안과 수정안을 배포하는 돌출행동을 하면서 그 분위기가 한층 격앙됐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20명 가까운 수행원을 이끌고 기자실로 내려와 “남측의 무성의하고 일방적인 태도로 회담이 결렬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렸다. 특히 “개성공업지구협력사업이 파탄되게 되면 공업지구 군사분계선 지역을 우리 군대가 다시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남측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얘기도 않고 이런 경우가 어딨냐”며 제지하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 부총국장은 남측 대표단을 겨냥해 “백수건달들”이라며 비난해 협상과정에서 쌓인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북측이 우리 대표단과 충돌을 빚어가면서까지 자신들의 합의문 초안과 수정안을 낱낱이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가 5차 회담 후 “북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전혀 양보하지 않고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고 언론에 밝히고 결국 이날 회담이 사실상 최종 결렬되면서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을 뒤집어 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의 ‘재군사지역화‘를 거론한 것은 공단 폐쇄의 군사적 의미를 극대화시켜 부각함으로써 개성공단 재가동이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마지막까지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해석된다.

정부는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의 존폐가 심각한 기로에 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북한이 재발방지 대책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수 밖에 없다”며 북한에 맞받아쳤다. ‘진정성 있는 태도‘와 ‘중대한 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지만 북한이 가동 중단의 책임을 인정하고 이같은 일방적 조치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재발방지 조치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공단 완전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역시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양측 입장을 좀더 검토해봐야겠지만 입주기업을 돕기 위한 경협 보험금을 비롯해 여러 추가 운영자금 대출 등 문제를 검토 중에 있다”고 답해 완전 폐쇄를 각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