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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인지, 구세대인지“... F-15SE 적격성 논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의 미래 영공을 책임지게 될 차기전투기(F-X) 사업의 최종 승자로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유력하게 됐다. 하지만 F-15SE가 차기전투기로서는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공군 주력기인 F-15와 다른 게 뭐냐”, “차세대는 10년후 20년후를 내다보고 하는 사업인데 차세대가 아니라 구세대"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군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는 내달 중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최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구매 대수를 축소하거나 사업을 재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19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고 절차대로 진행됐는데 이제 와 뒤집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F-15SE가 차기전투기로서 적합하느냐이다.

F-15SE는 실체가 없는 전투기로 보잉사가 한국의 F-X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획한 서류상의 전투기다.

기종평가에서도 시제기가 없어 유사기종인 F-15 전투기로 대체했으며 장착될 레이더도 다른 기종에 장착된 유사 레이더 평가로 이뤄졌다. F-15SE가 현 공군 주력기인 F-15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주변국이 운용중이거나 도입 예정인 차기전투기와 비교하면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진다. 일본은 우리가 총사업비에 발목이 잡혀 사실상 포기한 F-35를 이미 운용중이며 중국은 4세대 전투기 젠 10과 젠 11의 성능향상과 5세대 전투기인 젠 20과 젠 31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극단적인 예로 독도나 이어도에서 군사적 마찰이 불거졌을 때 F-15SE가 이들 기종을 상대해야 하는데 1970년대 기술에 기초한 전투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공군내에서도 스텔스 성능과 실전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F-15SE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전문가는 ”동북아 안보환경이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군사대국화로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 점이 전혀 감안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쟁탈락사의 반발도 예사롭지 않다. 유로파이터측은 한국 정부가 이미 짜여진 각본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는 형편이다. 유로파이터측은 특히 복좌기 대수와 관련해 방사청이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 임의로 문제를 변경했다고 꼬집은 데 대해 “복좌기 대수는 서류상으로 합의한 적이 없다”며 “F-15SE가 가격을 낮추려고 스텔스 성능과 관련된 꼬리날개설계를 변경한 것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유독 유로파이터만 문제를 삼는다”고 반발했다.

다만 차기전투기 사업이 사실상 F-15SE로 낙점된 만큼 향후 협상에서 최대한 국익을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무기체계에 밝은 군 소식통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는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보잉이 약속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최대한 이전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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