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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산가족 실무회담 하루 전까지도 주판알 튕기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실무회담을 놓고 막판까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북한은 남북이 23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오늘 오전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과 관련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후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입장 표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성공단 정상화에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남북간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계기로 관례적으로 받아오던 대규모 식량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금강산 관광을 통해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일부러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 관광과 연계해 패키지로 다루려는 자신들의 의지와 달리 우리측이 분리 추진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 표시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남측이 지난 16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제안을 이틀만에 수용했지만, 자신들이 함께 제안한 22일 금강산 실무회담에 대해 남측이 9월 25일 개최하자고 수정 제안한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또 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지난 6월 이후 꾸준히 대남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이산가족 상봉행사 실무회담도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당장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분위기가 개선되고 그 사이 개성공단 정상화가 진전되면 금강산 관광 재개도 기대해볼 법하다”며 “이산가족 실무회담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실무회담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도 7차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관련 수정합의안은 지속적으로 주고받고 있다는 점도 나름 남북관계를 관리하려는 의지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편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이후 이날 처음으로 입주기업인들의 재가동 준비를 위한 방북이 이뤄졌다. 전기·기계업종 입주기업과 영업기업, 그리고 당국자 등 253명은 차량 134대를 이용해 오전 9시에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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