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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년기 접어든 유엔이 맞이한 도전과 변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4일로 창설 68주년을 맞은 국제연합(UN)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평화를 재건하고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의 수호자로 탄생했지만 최근 중동 문제 해결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그 역할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공들여왔던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18일 돌연 거부의사를 밝혔다.

사우디는 거부 이유로 ‘시리아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유엔의 무능력’을 들었다. 시리아 내 반군의 최대 후원자로서 유엔이 시리아에 강력한 군사적 제재 조치를 취해주길 바랬지만 안보리는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거부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유엔이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미국은 “안보리 결의 없는 군사제재는 불가”라는 중ㆍ러의 경고를 무시한 채 프랑스 등 군사 제재에 적극적인 몇몇 국가와 손잡고 직접 공습에 나서려 했다. 사실상 유엔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유엔의 국제 안보 유지 능력에 대한 회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권 지역에 무제한적인 공격을 가해도 번번이 미국의 반대로 대응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유엔은 북한과 미국, 한국, 중국 등 관련국들이 자기 주장을 되풀이하며 의견 차이를 보이는 자리에 그쳤다.

거부권을 가진 국가들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안보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유엔 구조 개혁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은 “신흥국들의 경제규모에 맞는 발언권을 달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등 컨센서스 그룹(consensus Group)은 유엔 전체의 민주성 확보를 위해서는 총회 선출로 뽑히는 비상임 이사국의 수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5년 이상 진행된 논의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해법은 ‘연성 이슈로의 우회‘다. 오준 주 유엔 대사는 이와관련 “국제 안보라는 유엔의 기본적인 이슈 외에도 인권과 개발협력 등 2, 3번째 이슈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처음으로 설치해 북한 문제의 해결을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는 한편, 절대 빈곤 퇴치를 위한 ‘새천년 개발계획(MDGs)’를 이어 2015년 이후의 개발 협력 목표를 정하는 ‘포스트 2015 체제’ 구축에 분주하다. 반 총장은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그동안 성장의 과실에서 소외돼 있던 집단의 이익을 고려하는 성장이 이뤄져야 인류의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다”며 ‘포괄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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