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황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하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결정이 지난 26일 발표됐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황병서는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비행사 대회 때 상장에서 별 4개인 대장 계급장을 달더니 급기야 차수까지 치고 나선 겁니다. 불과 열흘여 만에 우리로선 상상을 초월하는 ’퀀텀점프‘를 두번이나 해 낸 겁니다.
이제 황병서는 군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이어 명실상부한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정치국장과도 똑같은 계급인 차수가 됐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최룡해의 신상 이상설과 황의 직위 승천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열흘여 만에 두 단계 최고속 승진한 황병서 신임 차수(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후 열흘만에 첫 공개행보에 나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하는 황병서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맨 왼쪽) |
최근 들어 최의 공개 활동이 부쩍 뜸한 것은 확실합니다. 김 제1국방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했던 그를 감안하면 분명 무슨 문제가 있긴 있을 겁니다. 지난 24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 경축 중앙보고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6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이원회 확대회의에 군 차수 계급장을 달고 참석해 건재를 과시하긴 했지만 북한 권력 속성상 좀 더 지켜 볼 사안입니다.
보다 분명한 것은 27일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장거리포병부대 포사격 훈련 참관 수행인물들을 소개하며 황을 리영길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호명했다는 사실입니다. 최 못지 않게 황 역시 군의 조직과 사상을 통제하고 교육하는 특수라인의 최고직위라는 의미입니다. 황은 이미 최를 대신해 군 정치총국장 직무대행이 됐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가히 빛의 속도로 승진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1인 절대권력 체제인 북한 체제 특성상 이런 승진은 최고 지도자의 ‘은총’이 없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혜자인 황은 절대권력에 대해 ‘감읍‘할 것이고 그의 활약상은 전에 없이 두드러질 것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무리수입니다. 지나친 충성은 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에 있어서 고강도 독(毒)일 따름이었습니다. 지금 솟아 오른 신 실세와 북한 권부를 생각하면 맘이 편 칠 않습니다. 이들과 졸지에 처형당한 장성택과의 상관관계도 아주 밀접하니까요.
최근 공식행사에 뜸해 신병 이상설이 제기된 최룡해 인민군 정치총국장 |
기자는 그런 신실세 또는 실세들에게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싶습니다. 사람 팔자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고요.
가뜩이나 지금 북한은 4차 핵실험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25~26일)에 맞춰 실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다행히 그 시기를 넘겼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치 않습니다. 성난 사자의 코털을 뽑아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보지 않겠다는 정치적 상식이 통했는지, 아니면 초상집에 소금 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양심적 판단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그들은 못 난 행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다고 안심은 여전히 금물입니다. 워낙 북한 사정이 불가측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책동을 늘 도발이라고 해 왔습니다. 도발 논리로 보면 핵실험이나 장거리 또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언제라도 가능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국민 모두 똑 바로 정신 차리고 맡은 바 직무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떤 위기도 난관도 우리는 힘 모아 슬기롭게 또 의연하게 대처하고 극복했습니다. 죽을 힘 다 쏟아 다시 두 눈 부릅뜨고 살아 난 게 어디 한두 번입니까.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대한국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