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 당국이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난사로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부상 입힌 임모(22) 병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최소 세 차례 검거기회를 놓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임 병장은 매번 “훈련병이다”, “암구호를 잊어버렸다” 등의 황당한 거짓말로 군을 속여 넘겨 전방 군부대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3일 “임 병장을 검거하기 전까지 주간 수색 및 야간 차단작전 병력이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최소한 세 차례 이상 접촉이 있었다”며 “접촉간에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은 ‘훈련병이다’, ‘피아 식별띠를 가지러 가는 길이다’, ‘암구호를 잊어버렸다’ 등으로 거짓 답변후 도주했다”고 밝혔다.

임 병장이 군 병력과 접촉한 것은 22일 오전 11시16분, 11시56분, 그리고 23일 새벽 2시13분께였다.

군 관계자는 “세 번째 접촉시 임 병장이 도주하자 3발을 사격하고 추격했으나 현장에서 검거하지 못했다”며 “이후 작전부대는 예상 도주방향과 위치를 판단해 차단선 배치를 조정하고 지상과 항공수색정찰을 실시해 사고자 작전지역 이탈을 방지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이처럼 최소 세 차례 검거기회를 놓치면서 임 병장은 이후 참사 43시간만인 23일 오후 2시55분께가 돼서야 체포됐다.

이와 함께 당초 임 병장과의 교전과정에서 팔에 관통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던 소대장 김모 중위도 오인사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중위가 좌측팔에 관통총상을 입은 컨테이너와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3대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컨테이너 주변에서 같은 중대 소속 하사 2명이 차단작전중이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사 2명은 본인들이 사격한 대상이 ‘방탄헬멧을 착용하고 안면위장을 한 상태’라고 진술했는데, 당시 작전병력은 안면위장을 했으나 임 병장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김 중위와 하사 2명이 사격한 실탄 11발의 탄피를 수거해 확인한 결과, 모두 이들이 휴대하고 있던 잔여 실탄 로트번호와 일치했다”고 소개했다.

결국,임 병장에 대한 추가조사와 현장검증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김 중위와 하사 2명이 서로 임병장으로 착각하고 오인사격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편 군은 임 병장이 도주시 소지했던 K-2소총이 고장이 났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임 병장이 검거직전 총기로 자살을 시도한 점에서 정상작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다만 “임 병장이 자살 기도시 약실에 탄피가 끼어 있어 총기가 작동되지 않자 총기를 분해한 뒤 탄피를 빼내고 실탄 1발을 수동으로 장전한 후 사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