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북한이 9월 초로 예정됐던 일본인 납치 피해자 1차 조사 결과 통보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소식통에 따르면 북ㆍ일 양측 간 물밑 협상 과정에서 북한 측이 1차 조사 대가로 더 많은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인도적 지원을 요구한 데 대해 일본이 난색을 보이면서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10일 미얀마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만나 9월 초 1차 조사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본 측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9월 6∼8일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순방에서 귀국한 후인 9월 둘째 주 이후에나 1차 조사 보고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협상에서 만경봉 92호의 일본 입항금지를 풀고 인도지원 확대와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의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 매각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1차 조사 결과를 받는다 해도 만경봉 92호의 입항금지를 철회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뜻을 표명했다.또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에서 진전이 없는 한 북한에 쌀과 다른 물자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반응은 독자 대북제재 해제가 북한을 압박하는 국제사회 공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한국과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9월 말 개최하는 제69차 유엔총회에 참석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북한 측에 이른 시일 내로 1차 조사 결과를 전해달라고 촉구할 방침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일본은 아울러 납치 피해자로 공식 인정됐으나 아직 귀국하지 못한 12명과 함께 북한이 납치했을 가능성이 큰 실종 일본인들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거듭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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