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실학자 이익은 저서 ‘성호사설’에서 개성상권의 성공이유를 ‘서울과 가까우면서 중국 대륙과 소통되고, 조선 개국에 저항한 사대부들이 관직에 배제되면서 상업에 전념했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개성상인이 앉은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또 ‘깍쟁이’는 개성의‘가게쟁이’에서 비롯됐다. 하나같이 개성상인들의 검소하고 근면성실함을 대변한다.
16일로 북측 근로자 일방 철수로 5개월이 넘도록 폐쇄됐던 개성공단이 재가동된 지 꼭 1년째가 된다. 2012년 평균 4000만 달러에 이른 월 생산액도 올해 3월부터 회복됐다. 5만3000여명에 이르는 북측 근로자들도 평온을 되찾았고 입주기업은 123개 업체에서 두 곳이 더 늘었다. 통신·통관·통행 등 ‘3통’과 국제화 추진, 출입ㆍ체류 문제 등도 개선됐다. 개성공단 전담 상사중재위원회도 구성됐고, 외국기업들도 투자지원센터를 찾는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 간 다양한 합의사항 대부분이 실행되지 않고 있다. 정치적 대립으로 조성된 경색국면이 그 원인이다. 화해와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행복통일’의 ‘마중물’이 돼야 마땅하다. 옛 개성의 명성에 걸맞게 정치와 경제를 확고하게 분리하자.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