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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달라진 적극적 유엔외교…국제고립 탈피 안간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제69차 유엔총회에서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외교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리수용 외무상은 15년만에 장관급으로 유엔총회에 나서 대표연설을 하면서 과거와 달리 과격한 표현으로 유엔을 공격하는 언급도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의 대표연설과 관련, ‘조선대표단 단장, 공화국은 자주적인 유엔성원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표방하고 있는 대외정책적 이념인 자주, 평화, 친선을 계속 구현하겠다며 자주적인 유엔성원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28일(현지시간)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북한이 유엔을 존중하려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며 “유엔을 공격하고 비난했던 이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 “우선 장관급을 15년 만에 파견한 것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국왕과 대통령, 총리 등 국가원수급을 보내고 부득이한 경우 외교장관이 나서는 것과 달리 북한은 차관급을 내세우며 의도적으로 유엔을 경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관급인 리 외무상을 파견해 나름 적극적인 유엔외교 활동을 펼치려 했다.

리 외무상은 대표연설에서 이번 유엔총회 주제인 ‘2015년 이후의 개발 의제 설정 및 이행’과 관련,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천년기개발목표(새천년개발목표·MDG) 이행과정에 이룩된 성과를 공고히 하면서 인류공동의 지속적인 사회경제발전실현에 유리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는데 중심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인권문제를 특정한 국가의 제도전복에 도용하려는 온갖 시도와 행위를 견결히 반대한다”면서도 “유엔 및 국제기구들과 기술 협조와 접촉, 의사소통을 도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리 외무상은 다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관련해서는 “지금 유엔의 중심적 역할을 높이는데서 제일 뒤떨어져 있는 것이 평화와 안전을 위한 기능과 역할”이라며 “안보리의 시대착오적인 구태와 편견은 오늘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사태에서 가장 우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역시 이전에 비해 비난 강도는 낮아진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도 “유엔과 국제사회를 비난하는 북한의 목소리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이 뉴욕의 친북단체 주재 오찬행사와 음악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공개활동을 펼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서한을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도 중간에 자리를 뜰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인 유엔외교에 나선 것은 핵과 미사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데다 인권문제까지 이슈화되면서 외교고립이 심화되자 유엔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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