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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작심삼일이여 안녕, 이제는 초지일관이다
김대우 사회부 전국팀장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맹자의 ‘호변장(好辯章)’에 나오는 글귀로,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사흘만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뜻이다. 새해가 되면 대부분 다이어트, 금연, 운동 등 자기계발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무던히도 애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결심상품’들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새해를 맞이한지 오늘로 나흘째다. 다행히 작심삼일을 넘겼으면 마음을 다잡고 계속 해나갈 일이고, 이미 도로아미타불이 됐다면 반성하고 점검해서 재차 작심할 때가 아닐까. 그렇다면 누구나가 한 두번쯤은 경험해봤을 ‘작심삼일의 마력’에서 벗어나 가슴뿌듯하게 춘삼월을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목표설정이 중요하다. 작심삼일에는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애초 목표설정이 잘못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목표가 허황되거나 막연하고 분명한 성취 동기가 없으면 추진동력은 크게 약화되기 마련이다.

2차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은 ‘죽음의 수용소’란 책에서 “일반적으로 신체 건강한 사람들이 힘든 수용소생활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건강, 활기, 지능, 생존기술 그 어느 것도 생존의 일차적인 요인이 아니었다. 막연한 희망을 가진 사람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실제 1944년 성탄 및 1945년 신년 연휴 전후 불과 2주 사이에 많은 수감자들이 죽었다. ‘이번 크리스마스만 지나면...’하는 막연히 기대감이 절망으로 바뀌면서 육신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막연한 기대는 긍정이 아니라 오히려 체념이라는 병을 만드는 독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프랭클을 포함해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은 현실에 뿌리를 둔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매순간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들이었다. 프랭클은 처음에는 사랑하는 부인과 자녀를 언젠가는 만나겠지 하는 희망으로, 다음에는 자신이 죽어버리면 부인이 살았을 때 얼마나 슬플까해서 부인을 더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그리고 다음에는 힘든 수용소생활을 기록해 전쟁이 끝나면 고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견뎌냈다고 한다.

목표는 자신의 능력과 현실에 토대를 두고 자기의 강점에 초점을 맞춘 것일수록 좋다. 새로 시작한 운동이나 자격증 공부가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이 아니라 진정 자신을 위한 것인지 자문해보는 것이다. 아울러 “성과 냈으니까 영화 볼 자격 충분해”라는 식으로 자기격려와 자기보상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뭐든 일단 시작했으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천병만마(千兵萬馬)로 쳐 이기는 것은 오히려 쉬우나 내 습관을 이기기는 어려운 일이니, 일생을 노력해야 한다”는 도산의 말이나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결정되는 존재이므로 탁월함이란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가슴에 새기자.

작심삼일의 반대말은 ‘초지일관 (初志一貫)’이다. 아무쪼록 올해는 자신에 맞는 목표를 잘 정하고 처음에 세운 뜻 그대로 밀고 나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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