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동문 후배들의 도서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책을 읽길 바라는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다. 그런데 아무 책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인물평전이나 훌륭한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적을 구입할 경우에만 지원을 한다. 이유가 뭘까?

14일 서울대에 따르면 경영대학은 2009년부터 경영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매달 읽고 싶은 책의 구입비를 지원하는 ‘글로벌 리더 양성 도서무료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생이 인물평전이나 훌륭한 지도자ㆍ기업가를 다룬 서적을 구입하면 매달 한 권에 한해 2만5000원까지 책 값을 지원받을 수 있다.

책 값을 지원하는 주인공은 서울대 경영대 83학번 동문 선배다. 건물종합관리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 기부자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은채 뒤에서 후배들을 물심양면 돕고 있다.

지원 대상 서적을 일문 평전류에 한정하는 것도 기부자의 뜻이다. 경영대에 따르면 이 익명의 기부자는 “대학 시절은 앞으로 할 일을 모색하는 기간이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생의 목표와 철학, 살아가는 방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며 “성취한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역경 극복 과정을 많이 접해 간접 경험을 많이 쌓다 보면 사회에 나가더라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기부의 취지를 전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2009년에는 서적 1142권, 2010년에는 1474권이 학생들에게 지원됐다.

학생들이 많이 구입한 책으로 2009년에는 스티브 잡스 관련 서적과 ‘죽은 CEO의살아있는 아이디어’, 2010년에는 ‘스노볼’ ‘김대중 자서전’ ‘잡스처럼 꿈꾸고 게이츠처럼 이뤄라’ 등이 있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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