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을 확장한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의 아침 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강한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강력한 한파가 몰려온 16일 전국에는 한파로 인해 잇단 피해가 잇달았다. 추위 탓에 수도계량기가 어는 등 사고가 속출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7.4도에 이르는 ‘10년 만의 한파’가 맹위를 떨친 16일 오전 서울 전역에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부터 16일 오전 5시까지 무려 77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권역별로는 강서(강서ㆍ양천ㆍ구로)가 25건으로 가장 많고, 서부(은평ㆍ서대문 등) 12건, 강동(강동ㆍ송파) 10건, 북부(도봉ㆍ강북 등) 9건, 동부(동대문ㆍ성동 등) 8건, 남부(영등포ㆍ동작 등) 5건, 강남(서초ㆍ강남) 4건, 중부(종로ㆍ성북 등) 4건 등이다.
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친 전날부터 이날 새벽 사이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는 모두 123건에 달한다.
사업본부 관계자는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와 계량기가 외부에 있는 연립주택에서 주로 동파 사고가 발생했다”며 “물을 약하게 틀어놓거나 미터기를 헌 옷가지로 보호하면 동파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바람이 불면서 각종 시설물이 흔들려 위험천만한 사태도 빚어졌다. 15일 낮 12시20분께 서울시 사당동 서울지하철 사당역 11번 출구 근처에서는 4층 건물을 감싸던 철제 가림막이 강풍에 인도 쪽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쓰러진 가림막 철거 작업으로 인근 주변 보행이 한동안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영하 17.8도, 철원 영하 24.3도, 제천 영하 23.2도, 춘천 영하 22.5도, 천안 영하 16.2도, 대전 영하 16.1도, 대구 영하 13.1도, 광주 영하 11.7도, 부산 영하 12.8도 등으로 이번 겨울 아침 기온으로는 가장 낮았다. 거제(영하 10.4도), 밀양(영하 15.8도), 창원(영하 13.1도) 등의 지역에서는 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7.4도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며 “건강과 시설물 관리, 화재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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