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조원 기업의 증가는 그만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우량 대기업의 숫자가 늘었다는 것으로 ‘삼성전자 주가 100만원’ 만큼이나 국내 증시의 한층 강해진 체질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 이익의 증가와 증시의 멀티플 상향 조정에 따른 증시 강세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되면서 시총 10조 클럽 기업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헤럴드경제가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시가총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시총 10조원 이상 기업이 최근 6개월 사이 22개에서 32개로 10개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물산 현대제철 S-oil 삼성화재 호남석유 NHN 기업은행 삼성중공업 하나금융지주 현대건설 등 종목이 시총 1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NHN(035420)과 기업은행(024110)은 지난달 20일 각각 주당 21만원, 1만9300원을 기록하면서 시총 10조원을 돌파했고, 이어 삼성중공업(010140)과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지난 14일 주당 4만4000원, 4만8850원까지 오르면서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건설(000720)도 지난 17일 9만1800원으로 올라 시총 10조원 고지를 넘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26일 당시에는 시총 10조원 이상 종목이 삼성전기 신세계 롯데쇼핑 등을 포함해 22개에 그쳤다.
삼성전기(009150)의 경우 지난해 7월말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총 10조원 아래로 떨어졌으나, 최근 미국 IT 소비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면서 26일 기준 시총 9조7848억원으로 10조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밖에 중국 등 해외 폴리실리콘 수요 확대에 따라 높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OCI(010060),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0.1%, 101.9% 고성장하는 등 이익 성장을 동반한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두산중공업(034020) 등이 조만간 시총 10조원 클럽에 가입할 예비 기업들로 손꼽힌다.
조성준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의 PER는 9.7배인데 멀티플의 상향 조정 합리화가 필요하다”며 “2007년의 PER 13배를 적용했을 때 코스피 지수는 올해 2600포인트까지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기업의 순이익이 90조원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 국내 증시의 상승폭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며 “올해 국내 기업의 순이익 규모가 11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높은 상승 랠리를 구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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