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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전’, 박시후 멜로는 왜 여심 흔들까?
1일 종영한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은 천연덕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런 연기에 화면 장악력이 뛰어난 ‘팡태희’ 김남주의 연기력과 여심을 자극한 ‘구용식’ 박시후의 매력이 잘 발휘된 드라마였다.

박시후 이 사람, ‘검사프린세스’ 할 때도 여심을 흔든 ‘서변앓이’라며 요란했는데, 허명이 아니었음을 또 다시 증명했다.

처음에는 박시후가 ‘넘버2 맨’일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남주-정준호-박시후의 삼각사랑에서 ‘쩌리’ 신세가 될 것 같았다. 사랑하는 여성에게서 떠나야 할 것 같은 예감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박시후와 김남주의 멜로가 잘 붙어 서로 떼놓기 힘들게 됐다. 용식과 태희의 새드 로맨스에 촉촉한 미성의 성시경 노래가 흘러나오면 애절함의 강도는 더욱 올라갔다.

박시후에게 얼마전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저도 궁금해요”라고 말했다.

‘꼬픈남’ 박시후는 그냥 보기보다는 훨씬 큰 182㎝의 신장에 머리가 밥톨처럼 귀엽다. 34세의 나이라고는 믿기 힘들다. 이런 남자가 김남주를 향한 진지한 눈빛으로 남성미를 흠뻑 발산하니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용식은 태희를 위해 사장 자리를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용식은 “그 사람 도망간다고 손 놔 버리면 나 책임 없는 사람 되버리는 거잖아”라며 태희를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와 다르다. 아버지는 가진 걸 놓기 싫어 어머니를 놨지만 나는 안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랑에 올인하는 순정남 용식, 정말로 멋있다.

박지은 작가의 대사는 별로 강도가 세지는 않지만 상황에 딱 맞는 대사와 그것의 점증 효과로 인해 간절함과 애절함과 절절함을 더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박시후는 ‘가문의 영광’ 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 인간미 있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정지우 작가의 작품을 통해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까지 아줌마팬들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그에게는 도회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부드럽고 느린 충청도 말투에서 시골의 훈훈함이 묻어난다. 무엇보다 박시후에게 멜로가 잘 붙는 이유는 여성을 잘 다루는 날나리 같지만 ‘선수’는 아니라는 점, 그래서 순수함이 묻어있는 캐릭터라는 점이 여심을 흔들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충남 부여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나 부여고를 졸업할 때까지 시골에서 살았던 박시후는 “연기를 하면서 시골에 살면서 형성된 정서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도 단순히 도회적인 깍쟁이 외모만이 아닌, 말투부터도 부드럽고 약간 느린 충청도 스타일 등 구수함을 지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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