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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망명설 등 무바라크 어디로 가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났지만 공공근로자들의 파업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이집트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군부가 다음 선거까지 국정을 이끌어갈 예정인 가운데 사회 안정 뿐만 아니라 최대 78조원에 달한다는 소문까지 나돈 무바라크 재산 처리 문제도 과제로 남았다. 13일 군부는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 효력을 중지시키는 등 본격적인 정치 개혁 절차에 착수했다.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이 이끄는 군 최고위원회는 구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개헌 위원회를 구성한 뒤 새 헌법안이 나오면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英 수사기관, 무바라크 재산 조사=막대한 규모로 추정되는 무바라크 일가의 은닉 재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 검찰의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13일 한 사법부 관계자는 이집트 검찰이 무바라크 정권 시절 내무장관을 상대로 돈세탁 혐의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고 전했다.

영국 중대사기수사국(SFO)도 이날 무바라크 일가가 영국에 재산을 갖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샘 재퍼 SFP 대변인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확인했다. 무바라크 일가는 영국, 스위스 은행 계좌와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부동산 등 15억파운드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관련 알 아라비야TV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무바라크 자산 동결을 부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스위스는 무바라크와 그의 측근 그룹에 속한 자금이 유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결 조치를 취했다고 11일 외무부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오는 14~1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EU 재무장관회의에서도 무바라크 자산 동결이 긴급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무바라크, UAE 망명?=이집트 국민들이 무바라크 재산 몰수와 사법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로 피신한 무바라크의 거취에 대한 추측도 분분하다. 12일 알 아라비야TV는 이집트에 있으면 암살 위기 등에 시달릴 무바라크가 UAE로 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쿠웨이트 데일리 등도 UAE 관리가 무바라크에게 오만과의 국경 지대에 있는 사막 도시 알 아인으로 망명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반면 무바라크가 신병 치료를 핑계로 독일 등 유럽으로 피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병치료를 내세워 유럽 등지로 떠날 경우 동정 여론에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일 슈피겔지는 무바라크가 과거 3차례나 휴가를 보냈던 독일 바덴바덴으로 갈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3월 이곳에서 약 80㎞ 떨어진 하이델베르크의 한 병원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다.

무바라크가 이미 출국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다.

▶美, 이집트 사태 이후 중동 문제 논의=한편 미국은 무바라크 하야 이후 중동 안정 문제와 관련 각국 지도자급 인사들과 논의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3일 UAE 외무장관, 인도 외무장관 등과 연쇄 전화 통화를 갖고 이집트 사태와 향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의 퇴진으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은 유보되는 모습이다. 그간 이집트는 중동 평화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급진이슬람 세력이 부상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완전히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로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포스트 무바라크 정권이 어떻게 구성될지를 우려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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