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 등 4~5개의 한국기업이 ‘상하이 스캔들’의 핵심인물인 덩신밍(鄧新明·33) 씨를 고문으로 앉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로비스트로서의 덩 씨 존재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킨푸드 측은 “덩씨를 고문으로 앉힌 사람은 지난 2008년 중국법인 설립부터 지난해말까지 근무한 전 중국법인장”이라면서 “중국법인의 경우 경영 등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해줬기 때문에 고문영입 등의 부분은 본사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덩씨는 전 법인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해외진출국은 모두 한국직원이 주재원 형식으로 나가 법인장을 맡고 있지만 중국은 워낙 화장품사업하기가 어려워 중국인을 법인장으로 세웠는데 불상사가 나고야 말았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스킨푸드 외에도 현지 교민사회에서는 L건설과 W건설 등 다른 한국기업들도 덩 씨에게 거액의 고문료를 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고문영입이 간부급에서 결정되는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덩씨가 한국기업의 고위임원들과도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할수 있다.
덩 씨는 이외에도 평소 현지 기업과 단체의 고위관계자들과 식사자리에도 함께 하면서 현지 한국기업들에겐 영향력있는 인물로 비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관료와의 인맥을 무기로 한국기업 관계자에게 접근하고 이어 또 다른 한국기업 관계자로 발을 넓히면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A기업 중국법인 관계자는 “덩씨가 교민사회에서는 태자당(중국 고위층 인사의 자녀들)출신으로 상하이시 당서기와도 부담없이 얘기할수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면서 “중국은 비지니스에서도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콴시(關係)가 강해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나 도움이 필요할 경우 한국기업으로선 중국정부관료와 친분이 깊은 덩씨의 활용가치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킨푸드의 경우 덩씨를 2년여동안 3억원의 고문료를 주는 대가로 통상 5~6개월 걸리는 화장품 수입검사 기간을 1개월로 단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의 B화장품 관계자는 “우리는 제품 하나 허가받는데 1년여가 걸렸다”면서 “1개월에 수입허가를 받았다는 건 정말 예외적인 경우”라고 전했다.
중국 내 사업이 수월해지면서 스킨푸드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중국내 스킨푸드의 매장은 87개. 동남아시아, 일본, UAE 등 전세계 11개 진출국 중 매장 수가 2번째로 많다. 3년 일찍 진출한 1위 대만(90개)과도 비슷할 정도다.
<황혜진 기자@hhj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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