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혐의로 고발된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이르면 이번 주중 대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은행 임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5개 은행(부산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대전상호저축은행, 전주상호저축은행)과 경영진·대주주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 내용을 토대로 이들 임직원에게 불법대출 여부를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과 김민영 부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및 핵심 임원에 대한 소환 여부와 일정은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조율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출 관련 서류와 전산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압수물 분량이 방대하다”며 “참고인 조사를 병행하더라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박 회장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설립자의 큰조카인 박상구 명예회장의 아들로 과거 금호타이어 전신인 삼양타이어와 ㈜금호에서 근무한 바 있다.
검찰은 불법대출과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정사업을 담보로 대출해주고 사업수익금으로 대출금을 돌려받는 금융기법) 등을 이용한 무리한 사업확장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 출신 K씨를 비롯해 금감원, 산업은행 출신의 금융관료 8명과 전직 국회의원, 교수 등이 은행 사외이사나 감사로 영입된 것과 관련해 이들이 로비창구로서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중수부·부산지검)을 시작으로 지난 16일 보해저축은행(광주지검)과 도민저축은행(춘천지검), 18일 삼화저축은행(서울중앙지검)을 잇따라 압수수색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삼화저축은행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이석환 부장검사)도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는 한편 조만간 임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은행 명예회장인 대주주 신모씨가 예금을 불법 대출해주고 건마다 10%가량 이자를 붙여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으며 비자금을 만들어 금융권이나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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