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성 물질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민들이 정부가 공개한 방사선 수치를 검색하거나 고가의 방사선 측정기를 구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21일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국내 방사능 수치’가 인기 검색어로 올라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8일부터 하루에 2번씩 전국의 방사능 수치를 공개하기로 하자 네티즌들이 일제히 확인에 나선 것이다.
21일 현재까지 국내 방사능 수치는 평상시와 같은 수준이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울릉도 방사능 수치가 지난해보다 올랐다”, “속초 수치가 1~3나노시버트 높아졌다”는 등 티끌도 들보로 확대 해석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방사능 수치 확인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방사선 측정기를 구입하기 위해 나섰다. 21일 방사선 측정기기 수입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반 시민들이 방사선 측정기 구매를 서두르면서 국내 재고가 소진되는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방사선 측정기 전문 수입업체인 세인교정기기 관계자는 21일 “문의 전화가 온종일 들어와 현재 수백만원대 고가 제품 외에는 남아있는 재고가 없다”고 전했다. 방사선 관련 기기 엔바이로코리아 관계자도 “최근 일본인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의 주문이 이어져 재고가 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국에 황사비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일에는 혹여나 모를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져 시민들이 외출을 기피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 19일 봄꽃향기 페스티벌을 시작한 서울대공원은 20일 오후 2시 기준 입장객이 1480명으로 평소 주말 방문 인원의 5%에 불과했다. 어린이대공원도 같은 시각까지 방문객 수가 1만3000명으로 지난주 방문객인 3만여명보다 훨씬 적었다.
일본내 식품,수돗물 방사능 물질 검출 소식에 주부들에게는 “이거 일본산 아닌가요? 방사능 검사는 한건가요?”라며 묻고 따지는 버릇이 생겼다. 일제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관행이 바뀐 것이다.
방사능 예방에 좋다는 미역과 다시마의 매출은 지난 16일과 17일 사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각각 56.6%, 140.7% 증가했다.
방사능에 대한 불안이 공포로 이어지자 대한재난의학회는 “일본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국내의 방사선 피폭 우려가 과도하다”며 “부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불안감보다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현정 기자 @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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