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이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주주총회 이후 각 지주사 회장들은 저축은행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아예 “저축은행을 1~2개 더 인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어윤대 KB지주 회장은 임영록 KB지주 사장이 직접 저축은행 인수를 실무적으로 챙긴다고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같은 적극적인 발언은 ‘정부의 저축은행 사태 처리에 일조하겠다’는 수준을 넘는다.
왜 그럴까. 회장들은 저축은행 인수가 지주사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은행의 영업전략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서민금융에대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일단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 안정적인 계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우리지주가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추가 자본확충 비용 정도만을 투입한 것을 고려해 볼 때 지주 입장에선 인수에 큰 부담도 없다.
또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각 지주사 마다 신용카드 및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7등급 이하 저신용층에 대한 전문적인 여신업무를 진행하지 못한 반성도 작용했다.
다만 계열 구성 측면이나 기대하는 서민금융 규모 등을 생각할 때 자산 규모가 최소 2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지주 회장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이밖에 각 지주사의 특성이 반영된 저축은행 영업 방침에 대해서는 미세하나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통해 소매금융을 특화시켜 새로운 수익원으로 창출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한 지주사 관계자는 “각 지주 회장들이 공개적으로 저축은행 인수의사를 밝힌 만큼 조건에 맞는 매물만 나온다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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