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을 뽑아 혈액순환을 원활케 하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한때 열풍이 불었던 ‘심천사혈요법’의 창시자 박모(53) 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3~6개월 강의를 듣고 침과 부황기만 있으면 이 요법을 시술할 수 있는 무면허 의료업자를 양산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심천사혈요법’의 효능을 일간지에 광고하는 등 의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선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박 씨에 대해 명예훼손,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박 씨는 2004년 3월, 경북 경주의 연수원에서 최모 씨 등을 ‘심천사혈요법’을 전파할 강사로 활용, 일반인을 시술자로 키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강생들이 서로 사혈을 해주도록 한 혐의(부정의료업자 교사)로 기소됐다. 아울러 2007년 5월엔 모 일간지에 ‘심천사혈요법을 하면 치매, 간질병, 중풍, 식물인간, 자폐증 등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광고를 해 의료법 위반으로도 기소됐다.
‘심천사혈요법’은 신체의 사혈점과 사혈 방법을 한데 모은 한방치료법으로, 특수제작된 굵고 긴 사혈침과 흡착력이 향상된 부황을 이용해 몸의 4군데 정도를 사혈하고 각 부위에서 통상 50㏄ 정도를 1주일에 1~2회 사혈하게 된다.
이 요법을 쓰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늘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007년 대대적인 단속과 고발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일간지 광고를 통해 심천사혈요법에 대한 비판을 해명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요법의 효용 또는 우수성 등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림으로써 환자의 방문과 진료 등 의료소비를 촉진하려는 광고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며 유죄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은 박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한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들에게 의료행위를 교사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박 씨가 ‘연수원장 전달사항’을 통해 무면허 영리 의료행위는 금지되고,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제명된다고 공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