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밀가루, 설탕 등 농산물을 집에 가득 쌓아 놓고, 가격이 오른 뒤 되팔겠다는 생각하는 개인은 없다.
그러나 이런 농산물 가격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널뛰기를 반복하며 급등세다.
이런 와중에 농산물에 투자해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바로 농산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27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금이 농산물 투자의 기회”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농업분야의 경우 사상 최저 수준의 재고량과 곡물 수요 증가 등으로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왜 농업에 투자해야 하는가= 이날 블랙록 천연자원 운용팀 펀드매니저인 데스몬드 정은 서울 여의도에서 ‘농업 시장 전망과 농산물 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글로벌 농가 소득이 증가하고, 농민들이 이를 농업 기술 발전에 투자함에 따라 농업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세계 인구와 급증하는 식량 수요도 농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50년 9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생산은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가량 늘어나야 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육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가축의 사료 등에 사용되는 곡물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독려로 바이오 연료 생산이 늘고 있어 곡물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경작지 부족 등으로 식량 공급은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곡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상품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단기간 수요공급이나 기후, 공급망 문제, 정부 정책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데스몬드 정 매니저는 “농업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 이런 리스크를 분산하고 농업 관련 다양한 기업들이 가진 긍정적인 펀더멘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농업 관련 기업들은 잡초(雜草)와 기상악화 등에 대응해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연구ㆍ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종자회사인 몬산토의 경우 벌레를 방지할 수 있는 종자를 농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또 이들 기업은 최근 대두 생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남아메리카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일부 농업 기업은 농지를 사서 농민들에게 임대를 해주고 있기도 하다.
▶현재 농산물 시장은= 최근 몇 주 간 곡물 등 농산물가격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단기적으로는 날씨의 탓인데 주요 밀 생산 지역인 미국 남부, 서부 유럽 등에 폭우와 가뭄이 닥쳤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의 경작은 예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소재 필립스퓨처스의 투자 애널리스트 커 청 양은 “밀 생산자들에게 두가지 악재가 닥쳤는데 중국과 유럽은 너무 건조하고 미국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고 말했다.
밀 생산량이 가장 많은 미국 노스다코타에서는 지금까지 밀 파종이 34% 진행됐는데 평년 85%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식량 재고량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농산물 펀드 수익률은= 곡물가 등이 오르면서 농산물 펀드는 고공행진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 펀드는 1년 수익률이 44.06%로 전체 테마 가운데 가장 높다. 비록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을 비교하면 원자재펀드나 금펀드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의 경우 1년 수익률이 64.23%, ‘블랙록월드애그리컬쳐증권투자신탁’은 39.78%에 달했다.
데스몬드 정 매니저는 “곡물에 대한 펀더멘탈은 견고하다. 공급은 불안해도 수요는 많다”며 “장기적으로 곡물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