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에서 동성 커플의 결혼이 처음으로 허용된 24일(현지시간) 수백쌍의 게이ㆍ레즈비언 커플들이 일제히 결혼식을 올렸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이 넘자마자 맨해튼에서 나이애가라 폭포에 이르기까지 뉴욕주 전역에서 오랜 기간 대의회 투쟁을 벌여온 동성 커플들의 웨딩마치가 울려퍼졌다.
첫번째 결혼식의 주인공은 필리스 시걸(76)과 코니 코펠로브(84) 여성커플로, 이날 오전 8시 45분 시청 문이 열리자마자 혼인 증명서를 발급 받아 맨해튼 남부의 한 교회에서 식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 23년간 맨해튼에서 함께 살아왔다.
남성들간의 첫 결혼식은 뉴욕시 퀸즈에서 열렸다. 마르코스 샬럽(29)과 프레디 잠브라노(30) 커플은 둘 다 흰색 셔츠에 초록색 넥타이, 흰색 보트슈즈를 맞춰 입고 심지어 턱수염까지 비슷하게 기른 채 결혼식을 올렸다.
앞서 뉴욕주는 동성결혼이 허용되는 첫날인 24일 결혼식 수요가 엄청날 것에 대비해 이날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커플을 미리 추첨을 통해 ‘선발’했다. 뉴욕시에서만 823쌍의 동성커플이 첫날 주인공으로 당첨됐다.
이날 열린 뉴욕시 동성커플 결혼식은 그동안 결혼식 기록도 갈아 치웠다. 하루 웨딩 건수로 최고 기록이었던 2003년 밸런타인데이의 621건을 넘어선 것이다. 2008년 8월 8일(08/08/08) 기일을 기념한 결혼 건수(610건)도 능가했다.
뉴욕주 의회는 지난달 24일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곳은 뉴욕주 외에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버몬트, 뉴햄프셔, 아이오와 등 5개 주와 워싱턴 D.C.등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