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테러의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에 대한 정보가 대중에 공개되면서 평범했던 소년이 극단주의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AFP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각) 그가 비디오게임이나 보디빌딩 등에 관심이 있는 ‘도시형 남성’ 스타일로, 평소생활에선 93명을 희생시킬 만큼의 잔인함이나 극단주의 성향은 노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브레이빅을 극단주의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 ‘느긋한 타입이며 관대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이빅은 또 “스킨헤드족은 결코 나의 선택이 될 수 없었다. 그들의 옷 입는 스타일이나 음악적 취향 등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며 나는 그들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성명 등에서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보수주의자, 기독교도 등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사냥이나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나 ‘모던 워 페어 2’ 같은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의 페이스북은 현재 접촉이 제한되고 있지만 보디빌딩 등에 대한 그의 관심의흔적은 발견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브레이빅은 12년 전인 지난 1999년 우파 성향의 진보당에 가입하면서 이 정당의 지역 청년지부에서 활동했다고 AFP는 전했다. 그는 7년여 동안 정당에서 활동하다 2006년 탈퇴했다. 그는 인터넷에 남긴 글을통해 이 정당이 다문화주의에 호의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정당 관계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년이었으며 토론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이빅의 친구는 노르웨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20대 후반에 우파 성향의 극단주의자가 됐다고 진술하고 있다.
브레이빅은 인터넷 선언문에서 여자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론 학살극을 감행하기 전에 2명의 고급 매춘부를 사기 위해 2000유로를 모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거사’ 한 주쯤 전에 고급 모델과 잠자리를 하는 것을 계획했으며 이는 긴장감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8월 암시장에서 총기류를 사는 데 실패한 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2명의 여성과 매춘을 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성적인 관계를 위해 여성을 다루는 데는 불편함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그는 선언문에서 ‘계획 실행’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여성 관계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세금납부실적을 보면 지난 2009년 이전까지는 거의 수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초 작은 규모의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 농지를 사들임으로써 주변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고 이번 노르웨이 정부 청사 테러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6t의 비료와 화공약품 등을 살 수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또 사냥 클럽에 가입, 범행에 사용한 총기류를 구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브레이빅은 또 특별한 날에 마시기 위해 옥션을 통해 1979년 빈티지의 프랑스산레드 와인 샤또 키르완 3병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그가 지난달 말부터 머물렀던 노르웨이 헤드마르크 지방의 레나라는 시골마을 주민들은 그를 ‘도시형 남성’으로 기억했다. 한 주민은 “그가 컴퓨터 가방을 메고 잘 차려입고 다니는 등 그가 농부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생각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그가 이슬람 문화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차 걸프전이 발발한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이전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소년이었지만 당시 이슬람 친구들이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 보도를 접하고 흥분하는 것 등을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선언문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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