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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용등급 강등보다 경제성장 둔화가 더 문제
미국의 신용등급이 71년만에 강등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가 더 큰 문제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월가와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고된 것으로 금리인상 등 시장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보다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달 29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1.9%에서 0.4%로 대폭 수정했다. 2분기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인 1.8%를 크게 밑도는 1.3%에 그쳤다. 이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서 침체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3분기 경기전망도 우울하다.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올 돌파구인 제조업 생산이 2009년 7월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 중국, 유럽 국가들의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빚더미에 앉은 남유럽 국가도 시한폭탄이다. 세계 8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로존 채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불확실한 영역에 서 있다”며 “글로벌 시장이 상당 기간에 걸쳐 변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주식시장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7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바닥을 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이 아닌 유럽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미국 기업의 절반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유럽의 위기는 미국 기업의 실적 위기”라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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