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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들 희망의 출구를 잃다
부동산침체·고물가 힘든삶

주식투자 통해 빛 찾으려다

빚만 떠안고 절망의 눈물



‘더 이상은 안 내려갈 거야’ ‘냉정하게 앞을 보자’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던 개인이 무너졌다.

‘검은 증시’에 개인투자자가 주저앉았다. 전월세 가격 폭등에 고물가라는 짐을 짊어진 한국 중산층의 가계가 주식이란 한 줄기 희망의 빛마저 잃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의 중산층이 마주한 현실은 수해로 치솟은 농작물 가격,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르는 기름값 등 물가폭탄이다. 대책 없는 폭락장은 더 나은 살림을 위해 어렵게 투자를 결정한 중산층의 삶을 더 고되게 만들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절망은 거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택한 중산층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당할 수 없는 물가의 압박은 쥐꼬리만한 돈을 쥔 중산층을 주식 투자로 이끌었다.

과거 재테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부동산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저금리 예금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전 세계 돈의 흐름이 바뀌고 경제성장 속도가 달라지면서 중산층의 투자범위는 글로벌로, 모든 자산으로 넓어진 만큼 충격은 더 크고 깊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실제 위탁매매 미수금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가 외상으로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연일 하락해 돈을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밋빛 미래를 기약하며 적금을 깨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더 큰 빚을 면하기 위해 매도에 나섰다. 본 대지진 때 기록했던 25.92를 뛰어넘었다.

개인투자자의 공포지수는 연중 최고치에 이르렀다.

금융당국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공포에 질린 개인투자자에게는 공허한 말일 뿐이었다.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올해 들어 처음 발동된 8일 개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7333억원에 이르렀다.

외국인은 매도 수위를 낮췄고, 기관은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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