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10조원대로 하락
우려했던 더블딥(double dipㆍ이중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증시에는 치명적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기업이익에서는 글로벌 증시쇼크 여파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지난주부터 금융, 소재업종을 중심으로 하향추세가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쇼크에 따른 추가적인 하반기 기업이익 전망의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이익전망의 경우 이미 하향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최대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올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은 100조~110조원대로 전망치가 떨어졌다. 올 예상치가 120조원일 때 18일 종가기준 코스피(시가총액 1058조원)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지만, 110조원이면 9.62배, 100조원이면, 10.58배가 된다. 기업이익이 줄어들수록 상대적으로 주식이 싸다는 논리가 약해지는 셈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이익전망치 하향은 주로 IT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면 조선, 플랜트 등 수주산업은 물론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밴드를 1700~2000 정도로 예상하지만, 기업이익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밴드 하단이 좀 더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상장사 순이익이 100조원까지 줄 경우 PER 10배는 1771이지만, PER 9배는 1593이 된다. 코스피가 1600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상단도 PER 11배 수준인 1950선으로 처지게 된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외국인 수급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들은 기업이익 증가 추세에만 한국에 대한 순매수를 보여왔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 비중을 본격적으로 늘린 2000~2006년 시기는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가장 극적으로 늘어난 때이며, 금융위기를 거쳐 2009년 재매수가 유입된 것도 이해부터 이익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