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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반군 수도 장악…카다피는 어디에?
리비아 반군이 23일(현지시각) 무아마르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장악하고 72시간 내 전국을 해방시키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요새 내에서도 카다피를 찾는 데 실패,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남아 있다.

반군은 이날 오전 요새에 진입하기 위해 카다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카다피군은 탱크와 박격포 등을 동원해 반군의 진입을 저지하려 전력을 다했지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지원을 받은 반군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군 수백 명은 나토의 공중지원에 힘입어 이날 오후 요새의 시멘트 벽을 부수고 마침내 진입에 성공했다. 진입에 성공한 반군은 금빛으로 된 카다피의 두상 조형물을 짓밟고 발로 차며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하는가 하면 허공에 총을 발사하며 요새 진입을 자축했다.

카다피군 병력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쪽으로 퇴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델 하킴 벨하지 반군 사령관은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카다피와 그의 친구들은 쥐떼들처럼 도주했다”며 “우리는 트리폴리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전투는 이제 끝났다”며 요새의 90%를 장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반군 측 이브라힘 다바시 유엔 주재 대사는 “반군은 알-아지지야 요새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리비아는 72시간 안에 해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카다피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바시 대사는 카다피와 다른 고위 관리들이 트리폴리에 흩어져 지하 은신처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찬란한 문’이라는 뜻의 아지지야 요새는 카다피 관저와 막사, 통신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규모가 600만㎡에 이르는 곳으로 카다피가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추정돼 왔다. 이 요새는 트리폴리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북쪽 끝에 있어 만일의 경우 카다피가 곧장 공항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전략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바브 알-아지지야는 ‘찬란한 문’이라는 뜻이지만 그 이름이 무색할 만큼 카다피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나토군은 지난 4월 이 요새를 폭격, 요새 내 관저에 거주하던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 세이프 알-아랍과 손자, 손녀 3명이 폭사했다. 1986년 4월에도 미군이 트리폴리 공습 과정에서 이곳에 폭격을 가해 카다피의 수양딸 한나가 숨졌다. 이 사건 후 시설 대부분의 지하에 통로가 마련되고 3중 콘크리트로 둘러싼 벙커도 건설하는 등 공습에 철저히 대비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올초 동결한 리비아 자산을 반군의 향후 국가 재건 활동과 인도주의적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미국이 동결한 미국 내 리비아 자산 가운데 10억달러에서 최대 15억달러를 이번주 중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며 “이를 위해 유엔 제재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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