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장외 정치세력의 출마설과 맞물려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9월 정기국회를 계기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는 19일부터 10월8일까지 계속되는 국정감사에서 대선 공약에 준하는 여러 정책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국감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책 국감서 대선 공약 첫 선=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당내 대선후보경선 패배 때부터 4년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국감을 통해 펼쳐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초 기자들에게도 “9월 국정감사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감에서는 앞서 강조했던 재정건전성 제고와 총론적 복지정책 외에도 지난달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언급한 ‘자립ㆍ자활 복지’를 구체화하는 복지 각론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위가 정부부처 예산을 다루는 상임위라는 점에서 교육이나 과학기술 등 평소 관심 분야에 대한 정책 제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이 예정보다 빠른 지난달말 서강대를 명예퇴직하고 연구원 활동에 전념하는 것도 국감 집중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교수는 “연구원이 박 전 대표를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선거 지원 급물살=10ㆍ26 서울시장 보선과 관련, 박 전 대표는 최근까지도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일정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장외 정치인들이 대거 출사표로 선거 판세가 기존 정치세력 대 신진 정치세력간 대결구도로 급전된다면 박 대표는 지원을 거부할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측근들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로 후보가 선출되면 박 전 대표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보가 결정된 직후인 내달초부터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상황으로 보인다.
▶스킨십 강화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을 찾아 웃는 얼굴로 관람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려 하자 “그러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저녁에는 폐막식에 하루 앞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평일에도 젊은층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인사동을 찾았다. 그는 그동안 자신 때문에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가능한 인파로 붐비는 장소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한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찾은 뒤 주위의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젊은이들과 사진을 찍거나, 갓난아기를 안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스킨십 강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