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 전 대표는 이 자서전에서 지난 2002년 남북한이 축구경기를 했던 당시와 2009년 10월 재보선 및 세종시 특위 등을 둘러싸고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박 전 대표가 ’소리를 지르는’ 등 수차례 화를 냈다고 기술해 논란이 예상된다.
두 사람의 첫 충돌은 2002년 9월 남북한 축구경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전 대표는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한 축구경기 개최에 합의했고,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었던 정 전 대표에게 이를 요구했다.
정 전 대표는 그러나 “국가대표급 프로축구선수들의 연봉은 프로구단이 주는 것이고, 프로축구 경기 일정도 빡빡해 협회가 마음대로 선수들을 불러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며 “당시 조중연 협회 전무가 박 전 대표를 찾아가 복잡한 사정을 설명했는데 박 전 대표는 화를 펄펄 냈다고 한다”고 회고했다.
그는 축구경기장에서 “박 전 대표가 먼저 경기장에 와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며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문제가 또 생겼다. 축구 경기 시작 전에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쳤기 때문이다”며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느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대표는 2009년 9월 당 대표 취임 직후 박 전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한 비화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 “기자들이 10월 재보선에 박 전 대표가 도울 것인지를 물었고, 나는 ’박 전 대표도 마음속으로는 우리 후보들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며 “몇 달 후 박 전 대표는 이 일에 대해 항의했다. 한나라당 후보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왜 화를 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바람에 아주 민망했다”고 기술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또 한가지를 문제 삼았다. 당시는 세종시특위를 구성하는 문제가 당내 현안이 됐을 때”라며 “그 며칠 전 특위 문제로 박 전 대표와 통화했는데, 이 대화 내용을 의원들과의 회의에서 간단히 소개했고 그때 박 전 대표는 나의 특위 취지 설명에 대해 ’알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박 전 대표는 전후 사정도 따져보지도 않고 대뜸 ’전화하기도 겁난다‘면서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특위 필요성을 설명하자 박 전 대표는 갑자기 화난 사람처럼 ’허태열 최고하고 상의하세요‘라고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질렀다”며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며 당시의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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