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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사일과 핵연료 재처리가 급하다
한ㆍ미 미사일 협정 개정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판매 방안을 의회와 협의하고 있다는 긍정적 징후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은 그동안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 이상 미사일과 무인항공기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내세워 글로벌 호크 유출을 차단해왔다. 이 규정을 원용한 미사일 협정이 적용되는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탑재 중량 907㎏의 글로벌 호크 판매를 검토한다는 것은 미국이 미사일 협정 개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ㆍ미 간 미사일 협정은 아예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것이 맞다. 2001년 개정 발효된 이 협정은 한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못 박고 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억제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 사이 주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간다는 대포동 미사일을 개발했다. 이런 판에 300㎞짜리 미사일로는 북한 도발을 견제할 수 없다. 사거리 800㎞, 탄두 중량 1000㎏ 이상이 돼야 그나마 최소한의 억제력을 가질 수 있다. 또 중국은 스텔스기 젠-20을 생산하고, 일본은 차세대 로켓(H3) 개발에 착수하는 등 동북아의 신무기 경쟁이 치열하다. 시대착오적 한ㆍ미 미사일 협정에 언제까지 묶여 있을 수는 없다.
한ㆍ미 양국은 글로벌 호크 구매와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사일 협정 개정 논의는 불가피하다. 개정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 미국을 설득시켜야 한다. 마침 한국을 방문 중인 미 하원 군사위원회 롭 위트먼 의원(공화)이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차제에 논의만 무성한 한ㆍ미 원자력 협정 개정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지난해 협상을 시작해 올 들어 두세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눈에 띄는 진전은 없다. 개정 핵심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금지 규정을 푸는 것이다. 핵무기 확산을 우려한 금지 조치라지만 지난 40년간 우리는 평화적으로 핵을 사용했음이 충분히 입증됐다. 더욱이 한국은 세계 5위권 원자력 강국이다. 기술도 충분하다. 일본마저 미ㆍ일 원자력 협정을 25년 전에 개정,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쓰고 있다. 우리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할 까닭은 없다. 당당히 우리 권리를 주장하고 찾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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