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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골 메뉴 다 나왔네’… 민주, 70개 민생안정 공약
민주통합당이 ‘30대 핵심 민생안정 공약’을 내놨다. 서민들의 눈을 솔깃하게 할만한 공약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예산 문제와 야당으로서의 한계, 업계의 반발로 인해 실천이 어려운 공약들이 다수 포함됐다.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불가능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민생안정본부(본부장 김진표)는 지난 10일 서민 고통 해소를 위한 ‘7대 민생현안, 30대 핵심 민생안정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각 공약별로 공약실천 전담 의원을 배정해 공약 실천도를 높이는 책임의원제 도입도 약속했다.

그러나 세부 공약을 살펴보면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공약,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공약, 업계의 반발이 크게 우려되는 공약, 야당으로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공약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일례로 민주당은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요금과 가입비, 문자메시지를 전면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실현 가능성이 낮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각 통신사들에 통신료 인하 압박 작업을 다각도로 펼쳤지만 통신사들은 결국 기본요금 1000원만을 인하했다. 정부와 여당까지 나선 결과가 1000원 인하다. 야당이 가입비를 폐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공약인 셈이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통신사들의 와이파이를 무료화 하는 방안도 단기 과제로 포함시켰다. 수천억원을 들인 통신사의 자산을 무상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주택바우처 제도’도 공약에 포함됐다. 주택바우처제는 정부가 임대료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제도로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다. 예산 확보도 문제일 뿐더러 법안 개정 가능성도 크지 않은 공약이다. 민생안정본부는 또 고시원을 대체할 수 있는 대학생 전용 전세 임대 주택을 매년 5000호씩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또 전월세의 임대료 인상률을 2년에 최대 10%를 넘지 않도록하는 인상률 상한제 도입도 약속했다. 올해 말까지 법 개정을 통해 이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효를 거두려면 민간인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임대차 계약을 일일이 단속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고민은 공약 내에선 찾기 어렵다. 아울러 현행 2년씩 계약되는 전세 계약을 최장 4년으로 늘리는 공약 역시 집주인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우려된다.

이외에도 유류세 탄력세율을 낮추는 방안과 원유수입 할당 관세를 0%(현행 3%)로 낮추는 방안, 유가 청문회 실시 및 LPG 부가가치세 면제 등도 공약으로 제기됐다. 시민단체와 업계의 요구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약들이다.

민생본부 소위 위원장을 맡은 한 민주당 의원은 “실천 불가능한 공약이라는 이의 제기를 했더니 ‘왜 불가능한지를 검토하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위원장 직도 내가 맡을 것이 아닌데 맡게됐다”고 말했다. 70개의 민생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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