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세종대왕 리더십을 기치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손 고문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한 나라, 양극화가 해소되고 대기업 중소기업이 공생하며,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돕는 나라, 개인·지역·계층 간의 갈등이 사라지고 국민적 컨센서스가 주류를 이루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한명숙 문희상 의원 등 20여명의 현역 의원들과 천정배 김영춘 등 전 의원들이 참여했다. 손 고문의 뒤편으로 지지자들의 좌석이 100여개 놓여, 마치 손 고문이 최선두에 서서 지지자들을 이끄는 형태로 무대가 배치된 점이 눈에 띄었다.
손 고문은 한국 상황에 대해 ‘기득권이 국권을 농락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바뀌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망에 찬 국민의 목소리가 대한민국의 하늘을 메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갈등과 분열, 차별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사회로 나가야 한다. 문명사적 전환의 물결을 타고,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는 그 날을 향해 다함께 손에 손잡고 앞으로,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공약으로 ▷ 완전고용과 진보적 성장 ▷경제민주화와 사회정의 ▷보편적 복지 ▷창의교육 ▷한반도 평화공동체 ▷생명과 평화가 존중되는 세상을 내세웠다.
손 고문은 자신이 지향하는 리더십의 키워드를 ‘세종대왕 리더십’으로 정의 내리고 키워드로 ‘민생’, ‘소통’, ‘통합’을 꼽았다. 손 고문은 세종대왕의 말에서 각각의 키워드를 뽑았다. 그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라는 세종의 말에서 ‘민생’을, “의논하겠다”는 말에서 ‘소통’을, “백성이 하려는 일을 하는 세상”이라는 말에서 ‘통합’이라는 개념을 추출했다. 손 고문이 광화문 세종대왕 상 앞에서 출마선언을 한 것 역시 자신이 그리는 리더십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소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손 고문은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 대부분 직접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책들도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한국정치와 개혁’등으로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도 손 고문은 ‘학문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특히 그가 대선 출마 선언에서 꺼내놓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개념은 ‘백미’로 꼽힌다. ‘저녁이 있는 삶’은 OECD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을 가진 한국인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고민과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불안한 고용 상태, 초과근로 등 열악한 노동환경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해결 개념을 포괄하는 해법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정치인으로 내놨던 업적도 적지 않다. 그는 과거 도지사 시절 74만대의 일자리를 직접 만든바 있으며, 2007년과 2008년, 2010년에 당 내에서 당 안팎의 의견들을 조율하며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냈던 전력도 있다. 다만 그가 ‘주홍글씨’라고도 밝힌 바 있는 과거 한나라당에서 탈당했던 전력이 경선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홍석희 양대근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