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오는 17일 대선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딸이 아버지의 출마를 반대하며 출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tak0518)에 “문 후보의 가족을 (행사에 참가하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문 고문의 딸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탁 교수는 오는 17일 오후 5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스피치 콘서트’를 기획하며 문 고문에게 가족이 함께하는 콘서트를 제안했다.
탁 교수는 먼저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며, 또 누군가의 할어버지이며, 여전히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어쩌면 그가 평생을 일궈낸 가장 큰 자랑이며 동시에 가장 큰 위안일 것”이라며 “그 가족들이 그를 지켜봐주고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을 마치면, 서로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저는 그 모습이 어떤 화려한 출마행사보다 의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탁 교수가 이같은 콘서트 취지를 알리며 문 고문에게 가족 참여를 요청하자 문 고문은 “우리 가족은 아마 각자 선택해야 움직일 것”이라는 대답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탁 교수는 직접 문 고문의 딸에게도 콘서트를 전하며 참석을 부탁했다.
그러나 문 고문의 딸은 “그건 아버지의 결정이고 아버지가 하는 일인데 왜 제가 거기 나가야 하죠?”라고 반문하면서 “아버지 출마도 개인적으로는 반대고 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은 더더욱 싫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딸은 이어 “아버지가 절대 자길 위해서 나서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일이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가족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거나 따르라고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탁 교수가 제안을 거듭하자 문 고문의 딸은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전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서워요"라고 전해 탁 교수는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었다고 했다.
문 고문은 부인 김정숙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한편 문 고문은 오는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문 고문 측은 출마선언 장소에 대해 “서대문 독립공원은 수많은 독립투사와 민주인사들의 애국정신이 숨쉬는 곳”이라며 “서대문 구치소로 불렸던 이곳은 문 고문 자신이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옥살이를 했던 곳”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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