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여야의 주요 대권주자들과 여타 주자들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선 룰’과 관련해 비박(非朴) 주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주요 당직자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행보가 비노(非盧)주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으로 지난 전당대회가 시끄러웠던 직후여서 ‘비노’주자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다.
민주당의 친노(親盧) 진영과 비노(非盧) 주자들의 갈등 표면화는 지난 17일 배포된 문재인 상임고문의 출마선언 관련 보도자료가 화근이 됐다. 문 고문을 지지하는 26명의 의원 명단에 이용섭 정책위의장과 김현 대변인이 포함된 것. 중립을 지켜야 할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꼴이 되자 비노(非盧) 주자들이 일제히 “부적절하다”며 날을 세웠다.
이 정책위의장은 논란이 커지자 “당 3역중 하나인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한 특정후보 지지는 없다. 당직을 내려놓은 다음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해명했다.
문 고문측도 이 의장의 이름이 문 고문 지지 의원 명단에 오른 것과 관련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비노 주자들은 쉽게 수긍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이 지난 17일 문 고문의 출마선언장에서 문 고문의 곁에 서서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것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하게 당의 목소리를 역할해야 할 대변인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김한길 최고위원 측의 정성호 대변인은 “대변인들을 불러 모아 중립을 지켜야 할 것을 고지시켰지만 우려했던 일이 났다.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밀려서 섰다”, “교통정리 중이었다”, “카메라기자들이 세웠다”는 등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고 있어 오히려 비노(非盧) 주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경선 룰’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은 비박(非朴) 주자들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집중 포격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18일에도 이재오 의원은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장에서다.
이 의원의 이 발언은 그간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여부를 두고 박 전 위원장이 ‘도입 불가’ 방침을 밝혀온 것에 대한 갈등이 표면화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앞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중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이 돼 있다”고 비난했고, 이재오 의원은 황우여 대표를 향해 “아예 대표직을 내려놓고 특정인(박근혜 전 위원장) 캠프에 가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비난했다. 비박 3인방(김문수ㆍ이재오ㆍ정몽준)은 지난 8일 국회의원 연찬회에도 불참했다. 이들은 ‘경선 불참’이라는 초강수 카드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요구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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