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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사이 무섭게 변한 ‘文’… 단일화 협상 재개 ‘총력전’
‘신사 문재인’의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 며칠전부터 감기를 앓아 가뜩이나 헬쓱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6일 아침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굳어 있었다. 거푸 반복된 ‘사과’가 상대로부터 ‘거부’된 탓이다. 문 후보의 이날 아침 표정엔 ‘네거티브 하지마라’는 자신의 ‘령’이 캠프 내에서 서지 않은 것과, ‘자신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상대에 대한 서운함이 교차하는 듯 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서울 영등포 당사 2층 지도부 회의실로 가는 길에 ‘협상 재개 노력이 어떻게 돼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바쁘다”고 답했다. ‘안 후보와 다시 통화했냐’, ‘안 후보가 민주당 의원들과 통화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평소 ‘수고하십니다’는 인사를 자연스럽게 건내던 문 후보의 표정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문 후보는 당장 이날부터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측이 단일화 협상 재개 조건으로 내건 ‘가시적인 조치’를 찾기위한 ‘장고’를 시작해야 한다. 캠프 내엔 ‘단일화 협상 재개’를 위한 위한 방안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문 후보가 ‘가시적인 조치’에 대한 선택지는 크게 ▲인적쇄신 ▲정치쇄신 ▲조직동원 여론조사 근절 방안 등 세가지로 분석된다.‘이제 화를 푸시라’, ‘제가 대신해서 사과’ 등 문 후보 스스로 수차례 사과를 한 상태여서 안 후보측 제안을 전폭 수용하는 ‘파격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인적쇄신은 선대위원장단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와 협상팀 교체로 요약된다. 문 후보측은 공동선대위원장 10명의 총사퇴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문제성 인사’로 지목된 사람들에 대한 캠프 퇴출 방안을 진지하게 고심중이다. 특히 안 후보측이 지목한 우상호 공보단장이나 룰 협상팀의 김기식 의원을 교체하는 방안도 나온다. 문 후보측은 앞서 부적절한 리트윗으로 논란을 일으킨 백원우 정무특보를 캠프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도부 거취 표명도 카드가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지도부 거취와 관련 ‘저에게 맡겨달라’고만 밝혀둔 상태다.

정치쇄신 분야에 있어선 문 후보측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국회의원 수 축소’ 방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후보측이 ‘정치쇄신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이냐’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 의원 수 축소의 폭과 범위가 추후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큰 틀에 문 후보도 공감한 상태여서 안 후보측 입장을 전격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특히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 후보측이 최근 제기한 ‘조직동원 여론조사’에 대한 근절 방안도 ‘가시적 조치’에 포함될 전망이다.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 조직동원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은 최근 문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오는 것이 조직을 동원한 영향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안 후보측이 지적한 ‘구태정치’에 대한 ‘재발 방지 방안을 ‘새정치공동선언’ 내에 포함시킬 것인지도 논의될 전망이다.

안 후보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15일 재차 표명하면서 일단 단일화 협상 테이블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진 않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권교체를 위한 문 후보의 제3의 카드가 무엇이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여기에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안 후보측의 불만이 크지 않아 보이게 하면서 단일화를 해야, 단일화 이후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도 문 후보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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