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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렬 한예종 신임총장 “예술교육 중창 이룰 도편수 되겠다”
“중창(重創)은 무지개떡처럼 계속 쌓는 겁니다. 이 중창의 역사를 우리답게 이룰 수 있는 설계자와 도편수가 되겠습니다.”

김봉렬(55)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임총장이 4일 기자들과 만나 ‘예술교육의 중창론’을 폈다. 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를 지내다 지난달 29일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 총장은 국내서 첫 손에 꼽히는 고건축 전문가다.

김 총장은 “한국건축의 중창은 싹 다 지워버리는 재개발이나 새로 뜯어고치는 리모델링이 아니다. 기본 위에 새로움을 올리는 것이다”며 “한예종 설립 초기의 이념과 이상을 지켜면서 새로운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획기적인 혁신 보다 실리ㆍ실용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뜻이다. 


1992년 국가 대표 예술교육기관으로서 설립된 한예종은 올해로 설립 21년째다. 개교 당시 임용된 40대 교수가 대거 은퇴할 시점이다. 김 총장은 “5년 안에 30%가 나가실 것 같다. 신규 임용까지 충원할 자리가 많다”고 했다.

김 총장은 “교육에서 중요한 건 사람이다”며 “우리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않될 시점에 와 있다. 세대의 전승이 제 사명이다. 지금은 세대교체시점이다. 이는 기회이자 위기다.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 대 학생 비율이 현재 1대 32다. 이상적인 건 1대 20이지만 최소 1대25는 돼야 적정 수준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잠재력 풍부한 세계적 예술가를 영입하겠다”며 해외 초빙 교수 보강을 시사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 클라라강 뿐 아니라 뮤지컬계 흥행감독 장유정 연출까지 한예종은 클래식, 무용,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계 다방면에서 인재를 배출해 왔다. 김 총장은 “지금은 많은 대학이 우리를 따라와서 차별성이 없어졌는데, 원석 찾기가 중요하다. 즉 잠재력, 창의성을 가진 학생을 걸러내는 일이다. 결국 교육은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것이다”며 차별화된 입시제도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김 총장은 “훌륭한 교수와 훌륭한 학생이 교육기관의 중요한 기능이다. 사람을 육성하기 위해 제도, 시설, 자금이 투입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석관동 캠퍼스 인근에 새 부지 마련과 증개축, 공공 및 민간재원 마련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 개발 등이 김 총장이 한예종 중창을 위해 새로 짜고 있는 건자재다.

김 총장은 “예술가적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는 영웅적 총장보다 각 분야를 어느 정도까지 끌어 올리고, 예산도 잘 따오는 등 실리적 총장으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임총장 시절에)명분에 치우쳐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 못할 때도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상(理想)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건축가라서 그런지 실현 가능한 것을 한다. 건축은 현실적 조건 즉 재정, 땅, 건축주의 요구에 새로운 건축에 대한 욕심 등을 다 묶어서 최적의 안을 만드는 일이다. 현실에서 출발한 이상이지, 이상에다 현실을 맞추긴 어렵다. 학교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도 그렇다”며 실용적 면모를 보였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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