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혁신 SNS도 잘못사용했단 毒…通함으로 행복한삶 지금 당신의 通은?
인간은 소통하는 동물이다. 소통을 하지 않고 혼자 살 수는 없다. ‘트이다’라는 뜻의 소(疏)와 ‘연결하다’의 통(通)이 합쳐진 소통은 의사나 감정이 막히지 않고 서로 잘 통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소통이 잘못돼 개인적으로 오해와 불신에 빠져 힘든 상태에 놓이거나 사회적으로 대립과 갈등, 파국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른바 소통부재나 불통(不通) 상태다. 소통이 잘못돼 치러야 하는 사회적 대가와 희생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정치권에서 자주 보여주고 있다.
가족관계에서 외로운 아빠도 소통력이 떨어지는 데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소통이 잘 안 되는 조직의 운영이 잘 될 리 없다. 하지만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가족과 직장에서 소통이 잘못돼 생긴 불화는 개인의 비극이자 사회 전체의 비극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간관계에서의 단절과 불통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 등 소통 도구와 테크닉은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길을 걷거나 지하철 안에서도 문자와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대화한다. 하지만 소통이 과거보다 더 잘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양(量)의 소통이 아니라 질(質)의 소통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소통을 잘못하면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 등 발달된 소통 도구들은 소통 잘하는 사람들을 원한다. 사진은 불통의 사회를 꼬집는 작가 김새벽作‘ 받을 수 없는 전화’. |
소통의 가장 큰 무기는 말이다. 말을 잘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살아난다. 프로퍼갠더(선전)가 난무하는 정치권에서는 대화가 쉽지 않다. 선전은 더 강한 선전을 부를 뿐이다. 대화의 기술이 좋다는 건 소통능력이 좋다는 말도 된다. 의외로 자기 말만 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많다. ‘경로당 대화’는 노인들만 아니라 젊은 사람에게도 해당한다.
경청은 토크쇼의 핵심이다. 상대 말을 잘 들어야 토크쇼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리액션을 살릴 수 있다.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하는 리액션은 진정성 결여로 판명난다. 말을 재미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같은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게 된다. 소통을 잘 이뤄내려면 재미있고 간결하게 말해 몰입하게 해야지, 지루해서 하품이 나게 해서는 안 된다.
‘말은 임팩트다’의 저자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다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받아들인 내용이기 때문이다”면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한 대표는 “코칭 대화의 기본인 GROW 모델의 4가지를 대화술에 적응해보는 것도 좋다”면서 “Goal(목표)-말하는 목적, 목표가 무엇이냐? 목적 없이 대화하면 혼란스러워진다. Reality(현실)-현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Option(옵션)-대안을 이끌어낸다. Will(의지)-말에 어떤 의지가 담겨 있는지를 파악한다 등 4가지는 대화에서도 중요한 요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말만 잘해서는 소통을 잘 이뤄낼 수 없다. 사람들은 당사자의 말을 듣기도 하지만 행동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인품을 만들어야 한다. 말(글)과 행동의 갭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고급차를 몰고 다니며 큰돈을 쓰고 다니는 사장이 직원들에게는 원가를 절감하라고 요구하면 사장과 직원 간의 소통은 막힌다.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금물이다. 때로는 침묵이 좋을 때도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트위터에 너무 많은 글을 올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은 계속 자신의 말이 와전됐다거나, 자신이 했던 말을 해명 또는 변명해야 한다.
유재석은 평소 말을 아끼지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인다. 유재석이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에 출연하는 모든 멤버와 소통을 잘하는 이유는 동료 후배에 대해 늘 관심을 지니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 방송을 타게 하기 때문이다.
한근태 대표는 고마쓰의 사카네 마사히로 회장의 말을 인용해 “사람의 말이 힘을 발휘하려면 말하기 전 현실을 잘 파악하고, 말로 표현한 후에는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전한다. 말을 하고 행동을 함께 돌아보는 것으로 자신의 주위부터 하나씩 소통을 개선해 나간다면 소통력도 강화되면서 자신도 즐거워질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