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그대’ 송별 세레모니였을까. 자기 살던 별과 지구를 오가던 도민준이 또다시 천송이를 곁을 잠시 떠나고 있음을 얘기해 주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다시 오고 있다는 암시였을까.
“촉석루 뒷산 빛나는 운석, 사뿐히 즈려밟고 오시옵소서.” 운석은 어느새 우리에게 ‘별에서 온 그대의 자취’, ‘외계에서 온 손님’, ‘우주의 메신저’ 처럼 친근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강한 이끌림…자성(磁性) 지닌 유리질 덩어리= 부쩍 인기가 높아진 운석(隕石)은 대체 무엇일까. 한마디로 큰 유성체가 떨어지면서 타고 남은 잔해가 운석이 된다.
유성체는 지구로 떨어지는 동안 대기를 통과하면서 마찰열에 일부가 녹아 운석 형태로 떨어져 나간다. 운석은 수㎜ 두께의 표면을 갖고, 또다시 군데군데 녹으면서, 떨어져 나가면서 움푹 팬 자국이 남아있기도 한다.
또 지구의 암석보다 밀도가 높고 자성을 띠기도 하며 종류에 따라 독특한 내부구조를 갖기도 하다. 또 운석은 지구의 대기를 뚫고 들어오면서 표면이 녹기 때문에 외형이 잘 보존된 운석의 껍질은 얇고 검은 유리질 물질으로 덮여 있다. 진주의 운석도 검푸른 색에 자성을 띄고 있다.
운석은 석질운석,철운석, 석철운석으로 크게 나뉜다. 석질운석에 비해 철운석이나 석철운석은 철이 대부분이어서 구별이 아주 쉽다. 그러나 운석이 비교적 흔한 외국에서도 운석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가짜 철운석을 제조하기도 해서 주의해야 한다.
▶보석 만큼 비싼 운석의 가치= 그렇다면 운석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국제 운석 시장에 나온 진주 운석 가격은 g당 최소 5달러, 최대 10달러이다. 처음 발견된 총 9.4㎏의 진주 운석 가격은 최소 4700만원에 최대 1억원에 달한다. 4번째 진주에서 발견된 암석은 국내 운석 중 최대 크기 운석(20.9㎏)으로 ‘로또’에 가깝다.
실제 운석이 거래되는 모사이트에서는 g당 평균 2~3달러의 정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풍문으로 알려진 순금의 4배 정도의 가격은 안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희소성이 있는 운석은 g당 평균 11~17달러 이하로 거래된다. 진주운석이 이 정도 가격에 거래된다면 1억6000만원정도의 가치가 된다. 달 운석의 경우에는 g당 350달러 이상 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진주에서 발견된 것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것중 가장 흔한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알려지며 실제로 수십억의 가치를 지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1943년 두원 운석 이후 71년만에 우리나라에 추락한 운석이어서 그 가치가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반열에 오르는 운석= 만약, 천연지정물 등 국가 문화재로 등록된다면 그 가치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다. 진주에서 발견된 암석이 운석으로 판명된 이후 진주 운석이 해외에 반출될 징후가 파악되자 우려한 극지연구소에서 정부에 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문화재청에서 진주운석을 문화재중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보호조치를 시작했다. 해외반출을 막고자 외교부와 세관당국에도 지원요청을 했다.
미래부는 “운석은 생성 초기 지구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표상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백금족 원소 등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귀중한 국가 연구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제주 항공우주박물관 운석 270점 체험기회 제공= 그렇다면 지구에서 발견된 운석 중에 가장 큰 것은 어떤 걸까.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있는 호바 운석이다. 무게가 약 60t에 달한다. 이 운석이 발견된 것은 1920년이지만, 지구에 떨어진 지는 무려 8만년이나 된다. 운석의 성분은 철과 니켈 등인데, 철이 84%를 차지한다. g당 1000불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나오는 이 운석은 나미비아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경남 진주에서 운석이 잇따라 발견되며 운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오는 24일 개관과 함께 17종 270여점의 운석을 직접 관람하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엄지손톱부터 성인 손보다 큰 운석까지 다양한 크기와 종류가 있다. ‘행운의 운석’ 기베온은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별도 전시된다.
박은혜 기자/grac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