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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사고] 감정이입ㆍ동일시, 국민들 우울감 호소 급증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포털사이트 블로거 ‘ansh**’는 어릴적 물에 빠진 적이 두 번 있는데,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난 뒤 공포감, 스트레스, 우울감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귀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고 어깨가 결리며 밤에 악몽을 꾸기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실종자가 고통을 겪는 침몰선 속으로 자신이 들어가 있고 코까지 물이 차오르는 기분이 들기도 하며, 눈물이 자꾸 나오면서 해야 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제발 시간을 되돌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외강사를 하는 ‘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착한 아이들이 갇혀있다는 생존 학생의 말을 듣고 무력감을 느끼면서 산더미 같이 쌓인 일을 손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도망간 선장과 말 뿐인 정치인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솟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얼굴이 희생자의 모습과 겹쳐 눈물이 계속 나온다고 했다.

‘돌**’는 금요일인 18일 휴가를 냈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쉬려고 했는데, TV에 계속 나오는 세월호 침몰사고 뉴스를 보다가 너무 가슴이 아파 엎드려 혼자 눈물짓다, 무릎꿇고 기도하다, 우울감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감정조절이 안되는 등 자기 몸에 이상을 느낀 이후 요리를 하면서 기분을 풀었고 그날 하려던 일을 하나둘씩 처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백명의 아이들이 실종 사망한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부상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더욱 심각하겠지만, TV를 보면서 감정을 이입하고,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하던 상당수 시민들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게 되자, TV와 휴대폰을 완전히 끄기도 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비가오던 17일 각종 SNS에는 우울감, 불면증, 공포감 등을 호소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skh**’는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에 관한 뉴스를 보면 볼수록 정말 분노와 짜증이 올라온다. 비도 오는데, 우울감에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른다. 딸아이도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주먹질을 하면서 엄청 짜증을 내더니 제 방으로 투덕이며 들어갔다. 잠시후 다시 나와서는 TV를 꺼버렸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가벼운 우울증이 있다면 하루에 10분이상은 햇빛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햇빛은 뇌에서 행복호르몬인 세라토닌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라며 “또 우울한 기분이 들때면 혼자있지 말고 가족과 친구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우울감이 고조되면 일단 ’세월호‘ 관련한 답답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는 TV부터 일단 꺼서 기분 전환할 준비를 하라고 충고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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