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질서에 저항하며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음악 활동을 펼쳤던 뉴욕 출신 그룹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노래 제목이다.
올해로 20년, 제10회를 맞이하는 광주 비엔날레(재단 대표 이용우)는 포스트모던 록밴드 토킹 헤즈의 노래 제목을 주제로 차용했다.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제 10회 광주 비엔날레’의 참여 작가가 최종 확정됐다. 39개국 115명의 작가들이 참여할 이번 광주 비엔날레에는 한국 작가 20명을 포함해 터키, 파키스탄 등 아시아권 작가들과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 제 3세계 작가들이 리스트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작가들 90%는 광주 비엔날레에 처음 참여한다. 변방의 작가들과 실험적인 작품들을 통해 담론을 만들어 내겠다는 광주 비엔날레의 지향점이 토킹 헤즈의 노래 제목과 참여 작가들 면면에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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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스 피셔의 대형 월페이퍼 작업 |
5개의 전시실로 운영되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총 35개의 신작이 포함됐다. 박제화 한 관습과 체제를 깨고 변화와 개혁을 향한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퍼포먼스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광주 비엔날레는 영국 테이트 모던의 큐레이터 제시카 모건(45)이 예술 총감독을 맡았다. 모건은 “미술사에서 ‘불’이 갖고 있는 고전적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면서 “전체 작품 속에서 불은 물리적인 것, 정치적 함의 혹은 전시 공간 그 자체를 재창조하는 모든 예술행위의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
비엔날레 전시관 전면에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에서 선보였던 제레미 델러(영국ㆍ48)의 작품이 설치된다. 거대한 문어의 공격을 받은 전시관이 불에 타고 무너져내리는 이미지를 통해 ‘집을 불 태워라’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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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불의 ‘낙태(Abortion)’ 1989년 퍼포먼스 기록 영상 [사진 제공=광주비엔날레] |
이불(50) 작가의 조각 2점과 1989년 퍼포먼스 기록 영상도 3편 선보인다. 가부장적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에 대한 편견과 억압을 작가가 직접 몸을 경련하며 표현해냈던 작품들이다. 낙태를 주제로 나체 퍼포먼스를 보여 논란이 됐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정금형(한국ㆍ34)이다. 사물 혹은 마네킹과의 소통을 테마로, 스스로의 몸을 타자화 해 전위적인 공연을 선보여 온 젊은 작가. 마네킹을 애무하거나 진공청소기 흡입구에 달린 인형이 작가의 몸을 탐닉하는 등 섹슈얼리티를 소재로 금기를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다수 선보였다. 퍼포먼스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한 배은아씨는 모건 총감독과 함께 올해 광주비엔날레 최고의 발견으로 정금형 작가를 꼽았다.
3전시실의 메인을 차지하게 될 얼스 피셔(스위스ㆍ41)의 팝아트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업도 독특하다. 뉴욕에 있는 작가의 집을 사진으로 찍어 만든 대형 벽지(Wallpaper) 설치 작품으로 실제로는 평면이지만 3차원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이 밖에도 광주의 역사적 사건들을 세계 각지의 정치적 상황들과 연계해 해석한 굴순 카라무스타파(터키), 낸시 래딘&에드워드 킨홀즈(미국) 등의 작품들도 눈에 띈다.
소재와 도구로서의 불, 그 이상으로 의미를 확장하지 못한 것은 이번 비엔날레 전시 기획의 한계로 보인다. 또 광주의 역사성이 갖는 상징을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 권위의 인터넷 미술매체 아트넷(Artnet)이 선정한 ‘세계 20대 비엔날레‘에서 세계 5대 비엔날레에 이름을 올렸다. 아트넷은 전 세계 200여개에 달하는 비엔날레 중 역사와 영향력, 관람객 수, 예산, 큐레이터 등의 지표를 분석해 ‘세계 20대 비엔날레’를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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